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백혈병 인과관계 없다”

해외기관 의뢰 조사결과 발표… 법원의 ‘산재인정’ 정면 반박

삼성전자는 최근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삼성 반도체사업장 백혈병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제3의 해외기관(인바이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반도체사업장이 백혈병과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흥 반도체사업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안전보건 컨설팅업체 인바이런을 주축으로 예일대, 미시간대, 존스홉킨스대 연구진과 국내 한양대 소속 연구진 20여명이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흥 5라인, 화성 12라인, 온양 1라인 등에 대해 직접 조사했으며, 과거 라인에 대해서는 노출 재구성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폴 하퍼 인바이런 소장은 “기흥 5라인, 화성 12라인, 온양 1라인의 경우 조사 결과 측정된 모든 항목에서 노출 수준이 매우 낮게 나왔고, 이는 근로자에게 위험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며 “모든 노출위험에 대해서는 회사가 높은 수준으로 관리 또는 제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35가지 유사 노출군(Similar Exposure Group) 중 33가지에 대해서는 글로벌 노출 기준 대비 10% 미만, 2가지에 대해서는 50% 미만으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인바이런은 판정했다.

또 “과거 3라인에 대한 노출 재구성 연구 결과에서도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떠한 과학적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화학물질 50종에 대한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TCE), 포름알데히드 정량분석 결과 모든 시료에서 이들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인바이런은 발표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 사장은 “안전을 희생하는 이익은 필요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며 “이번 조사가 끝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내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인재 제일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던 중 백혈병에 걸린 직원과 유가족 가운데 일부가 산업 재해로 인정된 것과 관련해 상급 법원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용인=강한수·김규태기자 kkt@ekg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