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승리와 프레젠테이션

‘Pyeongchang 2018’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지난 7월7일 새벽(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의 환희를. 준비 과정에서 겪은 온갖 고초와 눈물과 땀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쾌거였다. 한층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격에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본다. 이젠 흑자 올림픽과 2018 이후 평창의 성공을 기약하는 올림픽 준비가 우리의 도전 과제다.

 

평창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새로운 지평’ 프레젠테이션(PT)을 꼽는다. 프레젠테이션은 무대에서 말하기의 진수(珍羞)다. 제한된 시간 내에 주제의 집중성 유지와 강한 임팩트 전달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해야 하는 발표다. 꿈을 주는 메시지, 희망의 소리를 전달하는 말하기다. 내용과 영상자료와 발표 기술의 절묘한 화합이다. 그중에서 내용이 되는 메시지는 에피소드로 가공되어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메시지는 이야기로 말해야 오래 기억된다. 설화, 이솝우화, 성경, 신화 속 이야기들이 그렇다. 김연아의 ‘꿈’과 토니 도슨의 ‘희망’도 그렇지 않았던가?

 

에피소드 만들기는 우선 소재 찾기로부터 시작한다. 말하려는 주제와 해당 행사에서 찾되, 들어야 할 대상 청중들에게 친숙한 일과 사물에서 발견한다. 때로는 관련이 적어 보이는 일에서도 연관성 있는 요소를 찾아내 조합한다. 비·상·창·구 (A·B·C·D) 네 개의 키워드를 적용해서 가공한다. 비유(Analogy), 상상(Brain), 창조(Creation), 그리고 구성(Design)의 과정을 거친다. 비유하고 상상해서 상징을 찾아내고, 창조하고 구성해서 표현한다.

 

예를 들어, 흔히 대화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 세 가지를 ‘물음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답답한 대답, 동쪽을 물었는데 서쪽을 말하는 엉뚱한 대답, 묻지 않은 일까지 미주알고주알 읊어대는 대답’이라고 한다. 이를 비유적으로 말하면 훨씬 효과적이고 접착성이 강하지 않을까? ‘우리는 대화에서, 두꺼비가 되어도, 맹꽁이가 되어도, 개구리가 되어도 안 됩니다’라고. 여기에 시간과 장소와 등장인물을 더하면 에피소드로 가공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과 진정성이다. 진실만큼 감동을 주는 것이 없고, 정성만큼 일의 성공을 도모하는 것이 없다.

 

김태석 용인지원교육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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