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119 소방관이라고 하면 화재가 발생하는 겨울철이 가장 바쁘고 여름철은 비교적 한가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일선 소방관들은 겨울보다 여름이 더 바쁘고 힘들다.
최근 폭우로 인해 경기도가 큰 피해를 입어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임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6월 23일 경기도 북부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서부터 5천 6백여 명의 경기도 전 소방관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이들은 피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인명을 구하고 재난현장을 복구하는 등 도민 안전을 위해 폭우 속에서 지금까지 밤을 새우고 있다.
물론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서울 면적의 17배나 되고 인구도 1천만 명이 넘는 거대한 경기도를 5천 6백 명의 인원으로 감당하기엔 어려움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는 화재와 달리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인원과 장비의 확보가 우선적이다.
오늘날 재난은 과거와 달리 그 규모도 광범위 하고 복합적이고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도시가 발전 할수록 이러한 양상은 계속 될 것인데, 아직까지는 아쉽게도 안전에 대한 문제는 항상 경제논리에 의해 뒤로 밀려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버렸다.
이번 기록적인 폭우가 가져온 인명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사태도 좋은 자연환경 속에 좀 더 가까이 살고 싶은 욕심이 안전에 대한 생각을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소방공무원들 특히 경기도 소방공무원들은 남다른 사명감과 뛰어난 업무능력을 가춘 만능 재주꾼이다. 언제 어디라도 119만 누르면 5분 이내로 달려가 현장에서 모든 것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경기도의 무한 돌봄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공복이 경기도 소방관이다.
하지만 아직도 약 30%의 경기도 소방관들은 2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가평, 양평군의 소방관들은 여름이 끝날 때까지 2교대 비상근무에 임할 수밖에 없는 힘든 현실 속에서 급속히 변해가는 경기도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사명감의 무게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오늘도 경기도에서는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경기도에서 화재는 57분마다 1건씩 발생하며 10분마다 1건의 구조사건이 발생하고 73초마다 구급환자 1명을 이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숨 쉴 틈 없이 바쁜 일상의 업무 속에서 요즘처럼 폭우로 인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결국 소방관들도 도민 안전의 사명감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다.
우리는 늘 상상보다 앞서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지만 안전에 대해서는 늘 상식보다도 뒤처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경제 발전에 걸맞은 사회 재난안전망을 지금부터라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개발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중요한 국가적 사업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에 대해선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
/김태헌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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