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에서 한일전은 초미의 관심사다. 아마 과거 40년 가까운 침탈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앞서 있다. 게다가 툭하면 불거져 나오는 독도이야기, 한국인을 비하하는 이야기, 정신대 할머님들의 절규 등이 우리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많은 세월이 지났다. 지금 우리 학생들은 일제시대, 유신시대, 4·19, 5·16 등의 이야기를 하면 모르는 것인지 무관심한 것인지 아무 대꾸조차 없다. 아마 세월이 군부독재, 무단살상, 일본의 잘못을 서서히 덮어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가끔씩 나오는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이 일본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한국에 대해 별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퍽 가까이 있으나 ‘이웃과 같은’ 나라가 아님에는 틀림없다. 과거에도 어업협정 등 조금 민감한 사안이 나오면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기 일쑤였다.
불과 얼마 전, 한국과 일본의 축구경기가 있었다. 국가대표들 끼리의 경기이었다. 한국이 일본에 3:0으로 대패했다. 내 눈으로 한국이 일본에게 패한 것을 본 일도 그리 많지 않은데,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물론 세 골 차이가 나는 경기를 보기는 더구나 처음이라 생각된다. 최근 한국축구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같은 세계 최강팀과 경기를 해도 한 골도 넣지 못해 영패(零敗)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한 마디로 침울했다.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그런데 경기내용도 퍽 중요하다. 힘없이 완패했다면 재검토해야할 것이다. 그 날은 맥없이, 정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일본은 한국을 이기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축구에 대한 투자 또한 일본이 한국에 훨씬 앞선다. 프로축구리그도 일본에서 더욱 성황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이 우리를 앞질러가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축구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이제 변화를 추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축구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 스포츠 게임을 하든 아니면 일을 하든 매사 기본에 충실하고 초심을 잃지 말고 대한국민의 긍지를 가지고 가슴에 있는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한국혼’을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스포츠경기는 물론 모든 산업부문에 있어 매사 냉정한 마음으로 재평가해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기 바란다. 충분한 검토 없이 대강 한다면 모든 것이 지난 주 축구경기 한일전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최영한 파주웅지세무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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