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국민은 정치인의 눈물을 여러차례 봤다.
지난 일요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실패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18일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정리해고에 반발해 자살했던 노조원들의 동영상을 틀면서 “해고는 살인이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지난 4일에는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눈물을 보였다. BBK 사건에 대한 후보자의 답변에 분을 삭이지 못한 듯 “BBK 사건과 관련해서 피눈물이 맺힌 사람이 굉장히 많다”며 울먹이고 말았다.
전·현직 대통령도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머니를 회상하며 울었고,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에서도 울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TV CF 장면에는 노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직 시절 비공개 자리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가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전해지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외환위기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말하며 울먹인 장면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는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오열했다.
이처럼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당사자들은 감정이 복받쳐서 참을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울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정치인의 눈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보는 관점에 따라,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진정성이 담긴 눈물로 보기도 하지만,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 계산된 눈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앞선 사례들의 경우도 그 눈물의 진정성은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정치인의 눈물, 그것이 진심이었든 아니든 국민은 정치인이 눈물을 흘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더 이상 보고싶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정치인의 눈물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자세와 행동을 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술수나 꼼수를 거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을 때 그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그를 반대했던 이들도 인정했던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진정성이었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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