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존중

나는 매일같이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항상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본 적이 없다. 특히 지역구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일거수일투족이 주민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기 마련이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작은 것 하나도 부풀려져 소문이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적이 있었다. 내가 어떤 자리에 앉은 채로 다른 사람과 악수를 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실제 그러했다면 복잡한 식당에서 경황이 없던 중에 순간적인 실수였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음식점에 앉아서 식사 중에 누군가와 마주칠 때면 그 소문을 기억하며 더욱 신경을 써서 인사를 나누곤 한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나 인사하고 악수를 한다. 서 있는 상태로 인사를 청해오는 사람을 앉아서 맞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이 아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가까운 지인들과 모임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내게 말을 건넸다. 그는 나보다 2~3살 나이 많은 사람으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하지만 친분이 깊은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는 내게 반말로 깔보듯 말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기분이 상한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와 약간의 언쟁을 벌여야만 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때 화를 조금 더 참았어야 한다는 후회를 뒤늦게 하긴 했지만, 1~2살 나이가 어리다고 아무 곳에서나 무조건 반말을 하고 하대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은 아니다.

 

의회 내에서도 반말과 욕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다.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돌연 반말로 질의하는가 하면, 회의장에서 손뼉을 쳤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참고인 석을 향해 반말로 호통치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데 전후 사정을 살필 필요도 없다. 두 장면 모두 배려와 존중이 있는 언행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 모습이 보일 때마다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더 나빠지기 마련이다. 경기도의회도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연말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회의 중에 때로는 목소리가 커질 때도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 의원들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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