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은 생명이다’

유기농업(有機農業)이란 농약, 비료 대신 유기물, 미생물 등 천연자원을 사용, 농산물은 물론 생태계 건강까지 고려하는 친 환경농업의 일종이다. 고비용의 현대농업이 갖는 환경과 식품안전성 등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된 유기농업이 이제는 농업기술과 건강·생태·공정·배려의 원칙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세계에 퍼져 나가고 있다.

 

1990년대 들어 유기농업은 토양과 생태계는 물론이고 사람의 건강을 유지하는 농업생산 시스템으로 인식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성장해오고 있다. 이러한 유기농업의 개념과 원리 및 생산지침을 정하고 선도하는 국제유기농업연맹(IFOAM)은 1972년 프랑스에서 창립되었다. IFOAM은 현재 독일 본에 본부를 두고 108개국의 750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민간유기농업단체다.

 

우리나라의 유기농도 끈질기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한국 유기농의 메카로 알려진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지역은 1975년에 유기농을 향한 첫걸음을 뗀 뒤, 마을 전체가 유기농사를 짓는 공동체를 이뤄냈다.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한 한살림운동은 농촌에서 유기농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동시에 유기농을 이해하고 기꺼이 소비하는 건강한 도시 농부들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의 유기농은 1997년 친환경농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농약과 화학비료 없는 농사의 지속가능한 가치가 널리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가파른 양적 성장의 길을 달려왔다. 같은 해인 2007년 6월 24일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개최된 제16차 IFOAM 총회에서는 남양주시가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Organic World Conference) 개최지로 확정됐다. 개최지 결정투표에서 284개 회원단체 중 우리 나라는 191표, 경쟁국인 대만 49표, 필리핀 44표로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이는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행정적 지원과 환경농업단체연합회와 소비자단체 등 민간단체가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인 노력의 결과다. 특히, 김문수 도지사의 남다른 경기농업 사랑이 대한민국 유기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역사적 기록을 만든 것이다.

 

전세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대안으로 유기농 혁명을 제안하고 있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유기농업은 상업성 없는 전통산업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지구의 생명을 살리는 미래산업으로 인정받는다.

 

수도권 최대의 유기농 단지인 남양주시의 팔당 등지에서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가 개최됐다. 국제유기농연맹 주최로 지난 달 26일 개막해 이달 5일까지 열린 이번 대회는 ‘유기농은 생명이다’(Organic is life)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건강한 지구를 위한 우리의 비전’ ‘미래세대를 위한 배려’ ‘유기농업과 자연생태의 복원’ ‘유기농업을 위한 공정한 기회 제공’ 등 4대 주제 발표의 제목에서도 전세계 유기농업인들의 포부와 지향점을 읽을 수 있다.

 

이제 농업은 유기농과 유기농산물을 토대로 화장품, 의료 분야에서 신물질의 개발에 기여하는 등 첨단기술농업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번 세계유기농 대회가 세계 인류의 과제인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양극화와 수도권ㆍ지방의 상생·공생적 발전의 중요한 꼭지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통해 경기도에 대한 홍보와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경기도와 한국의 친환경 농업의 위상이 격상되고 친환경 농업 발전 및 유기농산물 소비 촉진의 계기가 되어 농업과 농촌·농업인의 얼굴에 미소가 영원히 머무르기를 기대한다.

한수전 농협경기지역본부 상호금융보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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