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북내농협 유량계 시스템 오류, 농민들 벼 수매값 130t분 못받아

“인위적 조작 가능, 철저한 조사를”… 농협 “변상할 것”

여주군 농협공동조합 통합RPC(양곡종합처리장)로부터 벼 수매를 위탁받은 북내농협의 유량계 시스템 오류로 수매량이 적게 기록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 벼를 수매한 농민들은 수매 대금을 15% 가량 적게 받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여주 북내농협에 따르면 북내농협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3일까지 300여 농가로부터 칠보 벼(조생종) 380여t과 추청벼 690여t 등 1천70여t을 수매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북내농협의 실제 수매량은 칠보 벼 440여t, 추청벼 760여t 등 1천200여t으로 수매장부에 기록된 양보다 무려 130여t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매량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벼 무게를 측정하는 북내농협이 유량계 시스템을 잘못 조작해 일부 벼의 중량이 측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예년과 비교해 수매량이 적게 나온 것을 의심한 일부 농민들이 수매하기 전 직접 무게측정소에 중량 감정을 의뢰하면서 밝혀졌다.

 

이에 농민들은 농협이 유량계 시스템을 고의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만큼 수사기관에 의뢰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여주지역 농민단체들은 통합RPC의 2009년산 원료 곡 재고 부족 사태에 대한 수사를 사법기관에 의뢰하는 등 강하게 반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농민 A씨는 “수십년 동안 한 논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어느 정도 수확량을 알고 있는데 올해는 예상보다 수매량이 적게 나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유량계 시스템을 잘못 입력해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면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뜻이니 수사기관에 고발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수매한 벼의 무게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투입 게이트와 배출 게이트의 제어 타이밍이 잘못 입력돼 15.7% 정도가 중량 측정이 되지 않은 채 배출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농민들과 협의를 통해 개별적으로 변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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