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긴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특징은 원시반본으로 규정할 수 있다.
수천 년 전부터 바다의 항구 역할을 했던 영종도는 인천역사에 있어서 가장 먼저 선진적인 문명을 받아들였던 곳이다. 결국, 2001년에 하늘의 항구인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였다. 인천이 명실 공히 황해의 허브로서의 명성을 되찾는 쾌거이며, 한민족의 자랑스러운 주체적 개항인 것이다.
백제가 372년에 주체적으로 개항하였던 연수구 능허대에 2013년에 대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인천 신항이 개항된다. 현재 인천 내항이 있는 제물포는 1883년 이전에는 한강을 통하여 한성(서울)으로 접근하는 외국군함을 방어하는 제물진이 있었던 곳이며, 그러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작은 포구였던 제물포를 일본은 강제로 1883년에 개항시켰다. 능허대는 주체적 개항지이며, 제물포는 강제개항지인 것이다.
따라서 인천인이 2013년을 개항 130주년으로 기념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매우 그릇된 역사인식이다. 2013년은 개항 1641주년이며, 근대개항 130주년인 것이다. 그리고 주체적 개항지인 능허대 앞에 제물포 개항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떨치고 주체적으로 인천 신항이 원시반본으로서 개항됨을 인천인은 기념하여야 할 것이다.
인천은 비류백제를 세울 때 미추홀이었으며, 고려시대에는 경원부 또는 인주였고, 조선시대에는 인주군, 인천군, 인천도호부, 인천현 등이었다. 인천은 고려시대에는 고려가 해양국가로서 예성강 벽란도, 교동도,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의 석모수로를 거쳐서 황해로 나아갈 수 있었으므로, 인천세력과 강력한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인천세력이 출구를 막으면 개성세력은 해양으로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동맹의 상징으로서 왕비를 여러 명 맞이하였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진 후 태종 13년인 1413년에 주를 산이나 천으로 개명하게 하여 인주가 인천으로 변경되었다. 2013년을 인천 정명 600주년으로 기념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전국적인 단순 행정개편을 기념한다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인천을 역사적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역사와 수치스러운 역사를 모두 기억하는 것이다. 우선 자랑스러운 역사인 인천국제공항 개항, 인천항 개항, 미추홀 도읍 또는 인주 등을 먼저 기념하고, 1866년 병인양요, 1871년 신미양요를 깊이 각인하고, 수치스러운 근대개항, 단순 행정개편 정명 600주년을 돌아보아도 늦지 않다.
최정철 인천지식재산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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