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수사 끝에 뺑소니범 검거한 안산상록서

“의식불명인 상태인 피해자와 그의 가족을 생각하면 꼭 범인을 검거해야 겠다는 다짐 뿐이었습니다.”

10개월 간의 끈질긴 수사를 통해 뺑소니 사고를 낸 범인을 검거한 안산상록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 뺑소니팀이 화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24일 이른 새벽.

대부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시각, 한 젊은 공학도가 상록구 이동 한양대 전철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에 치여 싸늘한 도로에 쓰러져 있었다.

 

처음 사고현장을 찾은 안산상록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 뺑소니팀(반장 박규철 경위)은 사건의 실마리를 풀만한 단서를 찾지 못해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박 반장은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인 김씨(당시 27)가 서울 H대학 공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노부모는 아들의 학업을 위해 노동현장은 물론 식당 등을 전전하며 시간을 쪼개 생활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 하루도 빼 놓지 않고 사고현장을 돌며 산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사고현장 인근에 설치된 CCTV에서 사고 차량이 회색 카니발 차량이라는 것 이외에 사건과 관련된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한 박 반장이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할 무렵 단서를 포착했다.

탐문을 계속하던 중 한 목격자로부터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차량의 앞 번호판이 유독 화려한 조명이 붙어 있었다”는 말을 전해 들은 뺑소니팀은 사고 차량의 외형을 감안, 유흥업소 관련 차량을 뒤지기 시작했다.

 

박 반장은 먼저 관내 유흥업소 단속현황 일지를 분석하고 보도방 관련 차량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시작하면서 특정 업소 차량이 “보수를 하고 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관련자를 용의 선상에 올려 넣고 주변에 대한 탐문을 시작했다.

 

탐문 결과 용의자 C씨(당시 33)가 “큰 사고를 냈는데 돈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C씨를 찾았으나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이후 박 반장은 신분을 위장하고 취직한 뒤 애인 여동생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하며 숨어 지내던 C씨를 10여개월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검거했으며, 사고 당시 음주상태이서 사고를 내고 도주했던 것을 파악해냈다.

박 반장은 “지금이라도 범인을 검거해 피해자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 줄었지만 아직도 의식불명인 피해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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