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어머니 폴리스
의정부시내 초등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어머니 폴리스’가 우리 아이 안전 지킴이로 자리 잡고 있다.
어머니 폴리스가 처음 태동한 것은 지난 2008년 4월, 당시 ‘혜진·예슬양 사건’ 등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되던 때였다. 의정부시 관내 31개 초등학교 학부모 2천여 명이 뭉쳤다.
이들은 각자 담당하는 지역에서 두 명씩 한 조가 돼 오전·오후로 나눠 아이들을 지키는 눈과 손이 된다.
오전 조는 아침 7시, 각자 맡은 초등학교에 들어가 제복을 입고 횡단보도로 나선다.
등교하기 바쁜 아이를 챙기며 안전하게 길을 건너도록 교통 안전지킴이 역할을 한다.
중앙초 1학년 김모군(8)은 “차들이 빨리 달려 길 건너기 무섭다”며 “엄마 경찰들이 있으면 길 건널 때 안심돼요”라고 말했다.
오후조는 하교시간대 학교주변 유해환경을 점검하고 청소년밀집지역을 찾아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선다.
어머니 폴리스의 손길은 학생들 보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에도 꿋꿋하고 성실하게 공부하는 학생을 챙겨 훈훈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중학교 진학을 앞뒀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교복을 구입하지 못하는 29명에게 매년 새 교복을 선물하고 있다.
이모군(의정부중·1)은 “중학교 입학 전에 새 교복을 선물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어른이 돼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교복구입비는 ‘아나바다’ 행사장에 대원들 스스로 들고 나온 헌 옷과 식자재를 팔아 마련한다.
김연희(34) 대원은 “재능이 많은 학생 가운데 불우한 환경에 처한 아이를 보면 안타깝다”며 “교복비 마련을 위한 행사는 힘들지만 도움 받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뿌듯해 집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폴리스 박양순(43) 단장은 “봉사를 시작한 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다”며 “아이들 안전과 불우이웃을 돕기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의정부=이상열기자 sy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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