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우회도로 개설 난항… 집에 가려면 미군부대 확인 거쳐야
동두천 걸산마을 우회진입도로 개설사업이 미군 측의 공여지 사용협의 지연으로 8개월째 중단된 가운데 이번에는 미군 측이 걸산동구역 영외지역 공여지 전체에 대한 반환협의 방침을 정해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미군부대를 통과해야 마을로 진입할 수 있는 걸산마을 주민들이 미군부대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6억9천만원을 들여 광암동 쇠목사격장과 걸산마을을 잇는 우회진입도로(3.4km)를 개설키로 하고, 지난 3월 착공했다.
시는 우회도로를 삼림욕과 산악자전거, 걷기대회 등 다목적도로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두 차례 현지실사를 벌였던 미군 측이 군사시설 노출을 우려해 도로를 군부대 울타리로부터 50m 이상 이격시켜줄 것을 요구, 사용협의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공사가 진행되지 못해왔다.
특히 미군 측은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이 지역의 복구를 위한 진입로 개설공사까지 중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군 측은 최근 국방부 산하 국방시설본부(SOFA시설구역 분과위원회)와 쇠목 걸산동구역 영외지역 전체공여지에 대한 반환협의를 진행키로 방침을 정하고, 11월 중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미군 측에 산사태 피해복구와 산불방지, 숲 가꾸기 사업 등을 위한 임도의 필요성과 진입도로 개설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한편, 신속한 사용협의를 적극 요청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로 피해복구가 시급한 상태지만, 미군 측이 협조하지 않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사태 피해복구를 위해 불가피한 진입도로 개설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신속한 사용협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두천시 보산동 캠프 케이시 외곽에 있는 걸산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주둔으로 주민들이 부대 뒤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외부와 통로가 끊긴 채 형성된 마을로, 외부인이 출입하려면 미군부대를 거쳐 신원확인을 받아야 한다.
동두천=한성대기자 hsd070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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