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지질공원의 보고

물의 흐름이 빠른 급류가 많아 ‘여울이 크다’라는 뜻의 대탄강(大灘江)이라 불렸던 한탄강과 한강의 제1지류인 임진강 일대는 선캄브리아시대인 약 20억 년 전부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에 만들어진 암석들이 분포돼 있다. 이들 암석은 긴 지질시대를 지나오면서 지각변동을 받거나 변성작용을 받으며 한탄강 일대의 암석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으로부터 50만~16만 년 전인 신생대 4기에 한탄강 용암대지가 만들어진 후에 다시 풍화·침식 작용이 일어나 새롭게 운반된 퇴적물과 토양이 용암대지를 덮었고, 이 전곡층에서는 구석기, 신석기, 역사 시대의 유물과 유적들이 발견돼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인류 역사를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한탄강과 임진강 유역은 지질학의 보물 창고로 불린다. 화강암과 현무암 사이의 동굴 옹장굴, 용암계곡인 대교천 협곡과 주상절리, 화강암이 만든 삼부연 폭포, 용암호에서 태어난 재인폭포, 주상절리가 발달한 웅장한 현무암 절벽, 중생대 화산활동의 흔적이 있는 동막골 유원지와 동막골 풍혈, 선곡리 용암, 여러 지질시대의 암석이 있는 자살바위, 용암호와 백의리층,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어유리지 등 많은 지질학적 명소들이 분포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질학적 가치와 역사·관광자원이 풍부한 임진강 한탄강 유역을 중심으로 자원의 보호와 이용을 위해 국가 및 세계 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질공원은 지구상에서 지질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지역에 대하여 보호 및 활용을 위해서 운영되는 장소를 말한다.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에 가입된 지질공원은 26개국 86개소에 이른다. 2010년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으며, 올해부터는 국가지질공원 인증제도가 도입돼 국비지원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질시대 동안 지각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발생해 다양한 지질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탄강 임진강 유역같이 학술적 가치가 우수하고 관광적가치가 있는 지질자원을 지질유산으로 정하고 연구, 교육, 관광 등을 통한 지구환경 이해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질공원은 다양한 지질유산을 하나로 묶어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고 강한 행위제한을 두지 않고 보호와 활용을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크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기존 공원제도, 세계유산 및 생물권보전지역은 그 자체로는 매우 좋은 제도이나 일정한 범위를 정하여 용도별로 행위제한을 하고 있으므로 지역 주민이 반대하는 경우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질공원은 공원지역에 포함된 지질명소 혹은 특정한 지질장소 이외는 아무런 행위제한이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 따라서 지질공원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지질공원이 인증되면 지역주민은 관광객의 증가, 지역 토산품의 개발 및 판매 확대로 소득이 증가하고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마케팅에서 유리하다. 아울러 지역 행사 촉진과 지역 문화유산 이해도가 높아지고 신규 고용효과가 증대하게 될 것이다.

 

DMZ를 포함한 접경지역은 어느 순간부터 보전과 개발이 상충되면서 최근 제대로 된 보전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남북 대립의 산물로 태어난 소중한 생태자원을 이제는 우리가 지혜롭게 돌보고 보듬어야 할 때다.

 

/박 성 남 경기도 환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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