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대이동

[천자춘추]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은 여러 사람에게 대목이다. 재래시장 상인은 물론이고, 과수 농가와 축산업자도 제사용품과 선물 등의 판매 증가로 오랜만에 허리를 활짝 편다. 한적하던 시골마을의 식당가와 심지어 골목 앞 슈퍼들도 설날만큼은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우체국은 다른 곳보다 설이 조금 빨리 찾아온다. 민족의 대이동에 앞서 선물의 대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체국에서는 설 물량의 차질 없는 소통을 위해 지난 1월9일부터 21일까지를 ‘2012년 설 우편물 특별소통’ 기간으로 설정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우리 경기·인천지역은 올해 소포물량으로 지난해보다 5.8%가 증가한 213만2천개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간에 하루 평균 16만4천개, 많은 날은 27만개 이상의 소포가 경기·인천지역의 우체국으로 들어오고 나간다. 올해는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의정보고서 등의 배달시기와 맞물려 집배원들에게는 어느 해 보다 힘든 소통기간이 예상된다.

 

이런 때일수록 힘들게 일하는 집배원들을 위한 국민의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우편번호와 연락처를 제대로 적어주는 것만으로도 집배원들에게는 큰 도움이다.

 

우편번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흔히들 빠트리지만 빠른 배달을 위해 우편번호는 필수다. 그리고 사람이 없을 것에 대비해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꼭 기재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힘겹게 들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도 받는 사람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집배원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하지만, 사람이 없으면 소중한 선물을 문 앞에 내버려둘 수도 없으니 사람도 없고, 연락도 되지 않을 때가 집배원들에겐 가장 난감하다.

 

포장이 부실한 소포 또한 마찬가지다. 포장이 부실하면 상·하차 과정이나 배달과정에서 파손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집배원이 그 물건을 다시 포장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파손되기 쉬운 소포우편물은 스티로폼이나 에어 패드 등을 충분하게 사용해 외부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포장하고, 겉면에 취급주의 표시를 해야 한다. 더욱이 부패하거나 변질하기 쉬운 어패류나 축산물 등의 식품 등은 식용 얼음이나 아이스 팩을 비닐에 싸 같이 넣고 스티로폼박스에 튼튼히 포장하는 것이 좋다.

 

이제 곧 모두가 즐거운 설 명절이다. 올해는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그 선물을 배달하는 사람까지 모두가 행복한 설날이 되었으면 한다.

 

김기덕 경인지방우정청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