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미리(望彌里) 야산 화강암서 미륵불 2개 발견 고려시대 추정… 훼손 심각 보전대책 시급
‘양평군 석불역(石佛驛)인데 석불(石佛)은 어디에 있나요?’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이 최근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 석불역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특히 석불이 위치한 곳의 행정지명도 ‘미륵불을 바라본다’는 뜻의 망미리여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양평군 지평면사무소에서 341번 지방도를 타고 강원도 원주 방향으로 가다가 월산리 저수지를 지나 오른쪽 중앙선 복선전철 터널이 있는 야산에 오르면 높이가 3m 남짓한 화강암 양켠에 음각과 양각으로 조각된 미륵불 2개를 발견할 수 있다.
고려시대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미륵불은 앳된 소년의 얼굴로 ‘염화시중(拈華示衆:불가에서 석가가 연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였을 때 제자가 그 뜻을 깨달아 미소를 지었다는 의미)’의 소박하고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작용으로 미륵불이 심하게 마모돼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민 최모씨(63)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 오래전부터 산 어디에 미륵 형상을 한 돌이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그동안 석불리니까 석불이 있겠지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제와 보니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재 수준의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미륵불 바로 아래 마을의 옛 지명도 석불리에서 비롯된 ‘안 섬부리’와 ‘바깥 섬부리’였다.
특히 인근에 위치한 망미산(望彌山)에서도 이 미륵불을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명 유래와도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967년에는 길 건너 월산리의 고려시대 절터에서 지름 51.2㎝, 너비 11㎝ 크기의 청동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 일대에 여주 고달사에 버금가는 대형 사찰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과 함께 석불에 대한 보전 대책이 마련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광웅 양평군 박물관팀장은 “뒤늦게 발견되기는 했지만, 인근 월산리 취암사지에서 청동종이 발견되고 망미산이라는 이름의 산도 있는 만큼 문화재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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