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5일 경인교대는 이색적이면서 의미있는 졸업식 행사를 치렀다.
경인교대의 전신이며 뿌리인 개성사범학교 재학 중에 발발한 6·25전쟁으로 학업을 포기한 채 남한에 정착, 60년이 넘게 북녘고향을 그리면서 통일을 염원해오던 22명의 80대 노인께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 것이다.
이는 나라 발전에 헌신한 공을 높이 받들고, 그동안 겪은 애달픔과 망향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우리의 오랜 숙원이며 지상 과제인 통일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통일은 둘 이상의 국가사회가 단순히 하나로 되는 통일(unification)이기보다 분단된 조국과 민족의 재결합이라는 의미에서 재통일(reunification), 즉 복고적인 ‘분단 이전으로의 원상회복’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은 미래 지향적이고 창조적 과정으로서 새로운 통일(new unification)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복고적 통일보다 달성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데 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속에서 굳어진 구성원 사이의 다른 사고방식, 가치관, 생활양식 등이 긴장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창의적 사고와 대안 창출이 가능한 교육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은 바로 창조적 통일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통일은 남북한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교류 협력으로 그 기반을 만들어가면서 통일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조성하는 ‘장기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볼 때 통일사회를 이끌어 갈 주역은 자라나는 성장세대가 될 것이다.
지금의 성장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곧 남북한 구성원들이 지녔던 상이한 사고양식, 가치관, 생활방식,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 복지 등의 긴장과 갈등을 평화적·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동·서독의 극적인 통일 성취 배경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 외에 서독의 교육을 통한 경제체제와 국제정치 현실에 대한 합리적 판단, 이에 대응하는 능력 및 자세의 함양도 경시할 수 없다. 아울러 상이한 이념과 체제 속에서 살아온 동·서독인 간의 갈등의 평화적 해결과 진정한 통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또한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안겨준다.
따라서 우리는 교육적 측면에서 통일 이전 통일을 견인하고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통일 이후 통일사회의 조속한 안정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통독의 사례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즉 남북한의 통일 이전에 통일사회를 견인하고 통일 이후의 사회를 대비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 실천의지와 행동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적 노력을 보다 중시해야 한다.
정동권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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