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아침] 요양원 풍경

창밖 저녁 어스름 빠져나간다

면회실 문틈으로 보이는

요양원의 낯익은 할머니

쓰러질 듯 쓰러질 듯하면서도

매 순간 흩어지지 않도록

뒷모습 가지런히 정성을 다하는 할머니

둘러앉아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서로 지켜보는 눈빛

화기애애한 모습

빙 둘러선 할머니의 자손들이 내 아이들 같아

울컥 치미는 삶의 여정이 가슴을 채운다

자원봉사 나간 노인요양원에서의 짧은 만남

가슴마다 다 쏟아내지 못하는 말이 있다

음식을 펼쳐 놓고 웃음을 펼쳐 놓고

몇 번이나 이어질까

기웃거리는 이별의 풍경이 가슴에 찍힌다

 

심정자

시집 <시인의 수레> <그리움의 무늬> 한국문인협회 회원

인천문인협회 회원

한국가톨릭문인협회 회원

국제 PEN한국본부 인천지역위원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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