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에서 ‘옆 자리를 비워 달라’는 할머니의 요구에 젊은 여성이 반말과 욕설을 하고, 차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년여성을 옆 자리에 앉아 있던 노인이 나무라자 격하게 화를 내며 폭언과 욕설로 맞서다가 결국 몸싸움까지 벌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떼를 쓰면 통하고, 큰소리를 치는 사람이 왕’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다. ‘기회의 평등’보다는 결과까지 ‘절대적 평등’만을 앞세워 남의 권익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면 그만이라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며 이기적인 잘못된 사고가 만연되어 있다.
이런 사고는 우리 사회공동체의 예의범절과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이를 계속 내버려두면 결국 공동체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될 수 있기에 염려스럽기만 하다.
기성세대들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우리 고유의 미풍양식과 예의범절이 살아있던 칠팔십 년대 이전을 그리워한다. 그들은 굳이 인성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가족관계나 학교, 직장 등의 평범한 일상에서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나누며 자연스럽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기본 생활 습관을 길러주어야 할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조차도 ‘진정한 사람 만들기’ 교육에 힘쓰지 않고 있다. 자녀가 부모의 상전이 된 지 오래다. 애걸복걸하며 자녀를 깨워 좋아하는 음식만 먹여주고, 먼 거리도 아닌데 학교까지 승용차로 태워다 주고 생활비 아끼고 아껴가며 과외공부도 시킨다. 자녀가 부모를 단지 먹여주고 용돈을 주고 값비싼 옷을 사주며 방이 더러워지면 청소나 해주는 ‘하인’ 정도로 생각해 버리니 그게 문제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도 서열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기르면 상전행세를 한다고 한다. 애써 키워주는 주인을 고맙게 여기기는커녕 덤벼들거나 물어뜯어 상처를 입힌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처방이 있다. 바로 서열정리이다. 애완동물의 서열이 주인보다 아래 있어 주인을 공경하고 주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인식을 시켜줌으로써 행동을 교정해나가는 것이다.
‘나무에 가위질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고 부모에게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 아이는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해주지 않는 것은 자녀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방해를 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와 평생을 살아줄 수 없다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예의범절을 가르쳐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 ‘엄격한 서열정리’를 해주어 ‘자녀가 어른이 아니고 부모가 어른이다’라는 확실한 위계질서를 잡아주어야 한다.
김정렬 인천연성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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