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삶 속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행복추구일 것이다. 평생을 찾아 갈망하는 이 행복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고 생각되며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때로는 길게, 혹은 야속하게 순간 머무르다 그렇게 왔다 또 간다. 세상에 많은 이들은 이것을 돈과 명예 권력 등 외적인 것들에 기대어 찾고 있지만 결국은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음이 당연하다. 그래서 세간에서 재고 있는 성공의 잣대로 행복을 재단하려는 속되고 어리석음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 가장 행복스럽고 보람을 갖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일과 방법이 무엇일까를 종종 고민해본다. 지금 작은놈의 장래희망은 오로지 축구선수, 남달리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히 공 차는 것만큼은 잘한다는 평가도 받고 소질도 있어 보인다는 주위의 의견이다.
얼마 전 작은아들 덕우가 벌이는 축구잔치에 아내와 함께 응원 간 적이 있다. 3경기에서 혼자서만 5골. ‘작은 마라도나’라는 주위 응원단의 칭찬을 독차지하며 종횡무진 운동장을 누비는 아들놈의 활약에 나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졌다.
소질을 계발하고 되살려 메시와 같은 축구 영웅으로 성장해 갔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보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멀고 험난하다는 것을, 노력한다고 다 이룰 수만은 없다는 것을, 좌절할 때의 절망과 비참함을 말이다. 아무튼, 내 아들이 원대한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아하는 공차기로 성공하여 돈도 명예도 함께 얻어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되 다 이루지 못함에 낙담하지 않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저 헐벗지 않음에 감사할 줄 알고 새롭게 꾸며질 가족과 함께 종교, 취미생활과 마음에 와 닿는 봉사활동하면서 소박하고 아름다운 행복을 찾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허황한 꿈을 쫓지 말고 자식 낳아 오순도순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하시던 부모님의 말씀을 50줄 넘어서면서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맛깔 나고 진정한 행복은 소박하고 작은 곳에서 시작되어 꿈결같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내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는 아들에 대한 내 마음속의 욕심을 버리고 이런 마음으로 살갑게 다가가고 싶다. 오늘 저녁은 통닭 사들고 일찍 귀가해 운동 좋아하는 이 녀석에게 체육선생도 좋은 장래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해봐야겠다.
김경표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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