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 종종 등장하는 화두 중 ‘메멘토 모리’가 있다. 인간은 항상 죽음, 세상 끝을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로마시대 때 전쟁에서 승리한 후 시내를 행진하는 개선장군 뒤에 노예 한명을 세워 ‘메멘토 모리’ 외치게 하는 풍습이 있었다. 당시 전쟁에서 돌아온 개선장군들이 승리에 들떠 쿠데타 등을 모의하다 사형에 처하기도 했는데 이를 면하기 위해서는 착각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이다.
웅장한 개선식을 올리고 있는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그 순간이 최고 절정일 수 있겠지만 이 장엄한 영광도 언젠가는 지나가니 교만하지 말라는 교훈적 경고가 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서는 무소불위 권력이 행사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권력은 국민 속에서만 양산될 수 있고 결코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망각하고 있는 자들이 있으니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을 분노하게 하는 불법사찰, 공무원 정치인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연예인들에게까지 뒷조사를 했다니 우리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가!
이 정부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 아픈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기관의 요직을 고소영, 강부자 인사로도 부족해 논문중복게재, 자녀 위장전입, 아들 병역기피 등 문제 투성이 인사로 채워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
그런데 이렇게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고 저질렀다니 국민의 마음은 마치 국보 제1호 숭례문이 화재로 잿더미가 됐을 때처럼 처절할 것이다.
세상일들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변하기 마련이다. 권불십년! 어떤 권력도 10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평범한 진리가 우리에게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이 숨죽여 ‘메멘토 모리’를 외치고 있는 것은 권력의 무상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고, 오늘은 내가 죽지만 내일은 네가 죽고, 오늘은 어제 죽은 자들이 갈망하던 내일이라 했던가?
지금 내가 남보다 많이 누리고 있다 해서 경박스럽게 호기 부릴 일이 아니며 잠시 힘들고 소외됐다 하여 외로워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눈 앞에 당장보이는 것 만이 처음이자 끝이라 생각하고 생사를 걸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인가.
많이 가져 넘치는 자들 경박하지 말고 겸손하자! 부족하여 힘에 부치는 자들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내자!
최근 19대 총선의 열전이 막을 내렸다. 승리의 나팔을 불고 개선장군처럼 국회에 입성하는 그들에게 나는 “메멘토 모리”를 힘차게 외쳐본다.
김경표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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