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처럼 ‘소통’이 강조됐던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는 소통하지 못하는 사회를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4·11 국회의원선거 결과도 일부 낙선후보자는 물론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나타낸 정당의 패인을 소통의 부재로 단정짓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음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뉴미디어 매체가 생기면서 우리가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좋아져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도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도 대화없이 스마트폰 등에만 집중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소통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청’이 가장 중요하다. 한 사람의 생각이나 말들은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의미 외에 성장과정, 인간관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함축돼 탄생한 것이니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우선 편견없이 열심히 듣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의 이해가 생길 것이다. 그 후에 내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과정은 사실 많은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지만 그 결과물인 공감과 신뢰관계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너무 쉽게 폄하하고 비난하는 것도 이러한 과정이 결여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간에 충분히 공감하고 신뢰가 형성된 관계라면 비난보다는 애정 어린 비판을 할 것이고 폄하하기보다는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대형할인매장 및 전통재래시장·중소유통기업간 상생발전의 모범적 사례를 남긴 바 있다. 지난 20일 개점한 의정부 민자역사내 S백화점의 경우 2006년 건축허가당시 입점 예정이었던 대형할인매장의 탄생을 통한 지역발전을 바라는 시민의 기대감과 인근 전통재래시장,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건 극한 대립이 지속돼왔다. 의정부시는 이들 모두를 끊임없이 오가며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제시와 중재를 통해 해결했다. 진심으로 ‘소통’ 한다는 것이 말은 쉽지만 평생을 두고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다.
우리 모두는 모두에게 인정받기를 원하고 가끔은 진심 어린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행복해지고 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지며,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길은 ‘소통’이기 때문에 ‘경청’하는 노력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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