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아침] 장날

옥색 저고리 차려입고 어머니 장에 간다

보리쌀말 짊어지고 동구밖을 나선다

동산에 오른 햇살도 윤기나는 아침나절

 

장터에서 만나는 외할아버지댁 안부

곁눈질로 지나치는 좌판의 간고등어

몇 번씩 다시 내려놓는 난장의 옷가지들

 

산그림자 일어서는 찔레꽃 들길따라

어미를 기다리는 눈이 까만 아이들

강냉이 눈깔사탕이 다 팔리진 않겠지

 

기대감 초조함이 뒤엉킨 초여름 오후

까맣게 살 오르는 건천가의 삼동열매

먹어도 다시 먹어도 배부르지 않았다

 

 

임애월

제주도 애월(涯月) 출생.

<아동문예> (동시), <문학세상> (시)으로 등단.

시집 <정박 혹은 출항> <어떤 혹성을 위하여>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국제펜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사무국장.

詩 전문지 계간 <한국시학> 편집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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