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망고나무스쿨을 아시나요?

아프리카 가나에는 오지마을마다 커다란 망고나무가 하나씩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프리카에 웬 망고나무일까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 선교사들이 아시아 등지에서 망고나무 묘목을 가져다 아프리카에 심은 것이 퍼져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커다란 망고나무는 마을마다 그늘을 만들어 태양을 피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교의 역할을 한다.

 

몇해 전 함께 이 지역을 방문한 수원 모 중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이 장면을 보고 ‘망고나무스쿨’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나라는 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 결과, 세계에서 손꼽는 교육열을 가진 나라가 됐음을 잘 알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교육이 그 국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교육기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빈곤’이다.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의 아이들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면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미래에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라는 답변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일시적인 ‘먹을 것’을 주고자 한다. 나의 도움이 당장의 성과(?)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교육만이 무기력함을 이기고 그들 스스로 빈곤의 원인을 해결하여 빈곤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실제로 개발도상국가의 가족구성원 중 단 한 명이라도 초등교육을 수료한다면 그 가족의 곡물생산능력이 13% 향상된다는 통계도 있다. 취학연령 아동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가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루하루의 삶의 문제로 인해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개발도상국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히 학교를 지어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나라의 교육청, 지역정부와의 협력 그리고 부모교육, 식수환경개선과 같은 삶의 여건까지도 고려하여 지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개발도상국 사람들(아동을 포함한) 대부분은 게으르거나 무지해서 빈곤을 겪는 것이 아니다. 발전이라는 사다리에 올라설 수 있도록 ‘교육’이라는 주춧돌을 놓아주는 역할을 우리가 해 준다면 그 후로는 그들 스스로 사다리를 오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월드비전은 경기도내 많은 학교들과 교육청들의 후원으로 1997년 이래 매년 1개 이상의 학교시설을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에 세워주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빈곤이라는 ‘폭력’으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한 ‘평화’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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