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는 분명히 내 것처럼 보이지만, 아닐 때도 있다. 힘겹게 쌓아올린 명예, 꼭 움켜쥔 재물, 미래의 불안과 생명의 위험불안까지 말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특히 크리스천(christian)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있는데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음’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내려놓음은 나를 비우고 모든 삶을 하나님께 맡기라는 것이다. 모든 짐을 당신께 내려놓을 때만이 진정한 쉼과 참된 평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또한 내려놓음의 법칙을 저 자연 속에 있는 나무들한테 배워야 할 것 같다. 나무의 생을 한번 살펴보자. 봄이 되면 앙상한 가지에 생명이 있음을 알리려는듯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와 산천을 푸르게 하고 더운 여름날엔 풍성한 잎사귀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더니 가을에는 자기의 몸을 형형색색으로 온 산야를 곱게 물들여 내 자신을 희생하며 떠나가는 길에도 아쉬움 없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창백한 우리 인간들의 고달픈 삶을 위로해주며 떠나가는 저 모습. 나 자신의 내려놓음을 하는 가을나무는 모든 것을 버리는데는 조금도 인색하지 않고, 엄동설한을 알몸으로 참고 견디는 것은 내년에 더 풍성함을 가지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더 주려고 나를 비우는 모습. 아니 내려놓음의 법칙을 아는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참다운 인생의 교훈이 아닌가 싶다.
요즘 우리 용인시가 경전철 사태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7천 억에 가까운 빚을 지다보니 지방체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재정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용인시 공무원들이 급여 반납 및 복지후생비 50% 감축 등 강도 높은 재정 긴축을 추진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용인시가 안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고통을 분담하는 것을 보니 나무의 진리를 일찌감치 터득한 우리 용인시 공무원들에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용인시 공무원들의 내려놓음의 법칙은 시민들에게 커다란 교훈과 또한 시민들의 주권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오광한 용인시 기흥구체육회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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