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록은 참으로 아름답다. 왠지 오감을 통해서 직접 느끼고 싶어진다. 그래서일까 월중 계획표에는 각종 기념일과 행사 등으로 빼곡하다.
주말마다 결혼식도 많다. 저출산 시대에 결혼은 당연히 축복받아야 하고 환영해야 할 일이다. 일단 결혼을 하게 되면 출산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에 있어서 젊은 2030세대와 50~60대 부모세대와는 분명히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부모세대는 산업화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더불어 개인의 물질적인 삶도 향상되었으며 능력에 따라 누릴 수도 있었다. 그 능력이란 좋은 학교에 따라 평가되었고 좋은 학교는 높은 연봉과 좋은 배우자도 얻는다는 등식이 성립되었다.
따라서 개인의 일생이 상당부분 예측 가능하였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 누구나 결혼을 해서 관계적 안정감을 얻으려했다. 또한 여성은 대부분 결혼과 함께 사회활동을 중단하였다. 그래서 일부 여자대학에서는 결혼 때문에 학업이 중단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금혼학칙까지 제정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젊은 2030세대에 있어서 결혼은 어떠한가? 우선 처한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청년’하면 ‘실업’이 먼저 연상되듯이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을 자랑하고 개개인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진입의 문은 쉽지않다.
어느새 ‘이태백’이나 ‘88만원 세대’ 그리고 ‘삼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세대’가 2030세대의 특징이 되어버렸다. 이들의 미래가 불안하고 불확실하다. 이들에게 ‘경제력’은 매우 중요하다. 취업을 통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립하여 안정감을 얻으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공동체적인 ‘우리’라는 가족의 관점보다는 ‘나’ 중심의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으로 변화하면서 결혼을 늦게하거나 기피 혹은 포기까지 선택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부모세대와 달리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 중심의 결혼관이 성립되고 있다.
결혼 후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캥거루족’이나 어느 정도 경제력이 안정된 연상녀와 연하남의 결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에서도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결혼, 숫가락 하나들고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하는 2030세대도 많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비용 혼수, 빚내어 마련한 집장만 등 부모세대의 체면문화와 사회적 통념에 용기와 관심을 가지고 제동을 걸어보자!
정정순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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