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등산

가파른 등산로에 서서

삶이 저렇게 가팔라

딛고 오르기 겁이 났었지

이제 내려다보니 아득해

울창한 숲과 소나무 군락이

나를 들이지 않고 길이 없네

쉼 없이 살아온 세월 눈물도 많았지

가쁜 숨 몰아쉬고 정상에 오르니

내리막길이 나를 반기네.

바위가 있고

아름드리나무가 서 있는 샘물가

바위틈에서 졸졸 흐르는 물

한 모금 들이키니

돌고 돌아 생명 살린 핏줄기

쪽박 가득 담아

말라버린 목젖을 적신다.

옴몸으로 스며드는 물

위장을 지나 혈맥을 타고

머리로 다가와 푸른 꿈을 마시고

숲길을 따라 걷는다.

 

송인관

1938년 경기 과천 출생

<문학세계> (수필·시)로 등단

한국문인협회·과천문인협회 회원

‘시를 좋아하는 과천사람들 모임’ 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