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가 문화공간이자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했어요"

한 귀향자의 열정으로 파주 시골마을 '작은 기적'

폐교된 지 12년이나 된 파주의 시골학교가 고향으로 돌아온 한 주민에 의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작은 도서관으로 탈바꿈해 화제가 되고 있다.

파주시 법원읍 금곡2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장근창(46) 현 ㈜동가동 대표가 마을로 돌아오면서부터다.

당시 건강상 요양을 위해 고향으로 내려온 장 대표는 폐교된 마을 내 초등학교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이용되는 등 흉물로 전락하자, 폐교를 활용해 쇠락한 마을과 청소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이에 장 대표는 당시 이장이었던 신태균씨와 함께 주민설득 작업에 나섰다. 극성스러우리만큼 적극적인 장 대표의 의지에 결국 마을주민들도 뜻을 보태 폐교를 활용한 금곡리 발전 청사진이 그려지게 됐다.

장 대표와 주민들은 학교의 이미지를 살려 공부방을 만들고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문화체육관광부와 파주시에 각각 계획서를 제출, 지난 2010년 11월 1억1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금곡작은도서관·공부방’을 개관했다. 지난 2009년 2월 폐교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지 1년8개월만에 얻은 갚진 성과다.

금곡작은도서관·공부방이 개관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봉사활동도 줄을 잇고 있다. 22명의 청소년이 공부를 위해 이곳을 찾으면서 문산여고 학생 2명이 일일교사를 자처하고 나섰고, 인근 부대의 군인들도 자신의 사회경험을 살려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주해영씨(35·여)는 작은도서관·공부방에서 중국어 회화를 가르치며 원어민 교사로 활동하는 등 주민이 혼연일체가 돼 작은 기적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점차 업그레이드된 금곡사랑채작은도서관은 최근 행정안전부와 경기도로부터 특수상황지역 시책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25억이란 거금을 지원받은 데 이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공모한 청년 등 사회적기업에도 선정됐다.

장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폐교를 활용한 주민들의 수익창출 방안을 연구, 폐교에 우리 고유의 천연재료를 이용한 전통공예 체험장과 곤충을 직접 만져보고 기르면서 성장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을 갖춘 ‘술이홀 자연터’를 조성했다.

술이홀 자연터는 학교시설을 이용해 관광과 봉사, 학습 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체험촌으로, 장 대표와 마을 주민들은 현재 ㈜동가동이란 법인을 설립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근창 ㈜동가동 대표는 “귀향 후 쇠락한 마을을 보니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골마을에 별다른 관광자원도 없던 터라 폐교를 활용해 주민들의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박상돈기자 psd161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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