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아침] 봄날에 꿈꾸다

소녀야 너는 어디

노을구름 저편에서

산사 깊은 종소리로

천천히 지평을 넘어오는

연초록 무지개

유리잔 속에서

겨우내 숨어 울던 산새가

토해 놓은 얼음 한 조각

소녀야 너는 어디

봄 들머리

아직 눈뜨지 않은 꽃들이

숨 고르는 산과 들

빈 무대를 스치는

몇 줄기 바람

맑은 어둠이

천지에 내리면

머나먼 옛 시절

유리잔 속에서 부서진

봄날의 꿈을

다시 꿀 수 있을까

 

윤 고 방

서울 출생

경남대·동국대 대학원 졸업

국어교사 역임

시도화집 <하늘 가리고 사는 뜻은> 시화문집 <바람 앞에 서라>

시집 <낙타와 모래꽃> 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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