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눈이 내리네

눈이 내리네.

텅빈 학교 운동장 아람드리 플라타너스 나무 위로

떠나간 여인, 흩날리는 검은 머리칼 위로

철책선 지키며 고향 생각하는 볼 붉은 병사 철모 위로

쓰레기 더미 속 폐지를 고르는 야윈 노인 휠체어 위로

성탄절, 가난한 교회당 창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 위로

눈이 내리네

고루고루 내리네.

 

김윤한

경북 안동 출생

<자유문학> 으로 등단

시집 <세느강 시대> <무용총 벽화를 보며> 등 다수

<글밭> 동인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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