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초 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 배제

제18대 대통령 선거 역시 여느 대선에서와 같이 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그 중 정치쇄신과 관련한 공약들이 눈에 띈다. 그동안의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실망을 알기라도 한 듯 그 뜻을 크게 반영하려고 한 듯하다.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한국정치 전반에 걸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정당공천 배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제2대 의왕시의회 의원을 역임했고 당시 제6대 경기도의회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던 필자는 그 때 느끼며 생생히 겪었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지난 2005년 경기일보 기고를 통해 연속 5회에 걸쳐 ‘국회의원님들께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으로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 배제를 강력히 주창한 바 있다.

필자가 다시 펜을 든 이유는 이 공약이 실천되기만 한다면 가히 한국정치의 일대 혁명을 기할 수 있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 공약이 조속히 국회에서 입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그 동안 우리나라 정치의 근본적, 고질적인 병폐는 특정지역 출신들이 중심이 된 정당구조와 모든 선거에 있어서의 공천이 상당의 경우 그 지역 주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위 말하는 힘있는 정치 실세들의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정치행태에 있다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의 삶에 직접적,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 정치가 제대로 되어야 국민의 삶이 행복해 질 수 있다. 따라서 정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중앙정치이건 지방정치이건 훌륭한 정치인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 선거에서 정당공천 배제가 바로 훌륭한 지방정치인 더 나아가서는 훌륭한 중앙정치인의 배출을 가능케 해주는, 다시 말해정치 경쟁력을 높이는 초석(礎石)이 된다.

기초자치단체 선거에서의 정당공천이 배제되면 첫째, 유권자의 후보자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져 정당공천을 했을 때 보다 훨씬 더 훌륭한 인물이 선출될 확률이 높다. 둘째, 선출된 인물들이 지역주민들의 뜻을 따라 소신껏 일할 수 있어 모든 정책 결정에 있어서 자유롭고 바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셋째, 낙하산 공천이 어려워져 평소 지역에 대한 애정, 관심, 사명이 큰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아 지역을 화합적으로 이끌어 갈 수가 있어 행정과 의정에 있어서 합리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넷째, 기초자치단체에서의 활동한 일꾼들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검증이 가능해져 광역자치단체 또는 중앙정치로의 진출을 위한 일꾼으로서의 적합여부에 대한 판단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광역자치단체 및 중앙정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부수적으로 정당공천과 관련한 비리들이 근절되어 투명한, 건강한 시정과 의정이 가능해 질 수 있음은 물론 유치한 이야기이지만 매 지방선거 후 선거를 도와준 지인들의 자리 챙겨주기, 요직에 배치하기 등에서와 같은 위화감 조성 등은 물론 선거 후 네당 내 당, 네 편 내 편으로 인한 불화와 갈등을 상대적으로 크게 줄일 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기초자치단체 선거에서 정당공천 배제는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광역자치단체 더 나아가서는 중앙정치의 질적 변화와 한국정치의 일대 혁명을 가능케 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필자는 이 공약이 단지 표를 얻기 위한 표퓰리즘식 공약이 아니라 링컨이 말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가 실현되는 새 정치의 지평을 연다는 각오로 이 공약을 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물론 박근혜 당선자와 문재인 전 후보가 반드시 앞장서서 이 공약을 실천에 옮길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

김 태 웅 前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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