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첫 만남은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친밀도를 높이고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하며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감을 형성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는 준비된 자세로 새로운 학생들이 낯선 환경과 교육 체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배경의 문화, 언어, 교육적 필요 등을 지원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이 우호적인 환영, 유용한 오리엔테이션이다.
만약 학교가 첫 방문자에게 덜 우호적이거나, 등록 절차가 체계적이지 않고 혼란스럽다면 학생과 부모는 낯선 시작에 대해 겁을 먹게 되고 학부모는 이후 학교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다.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정책 중 국제결혼 가정 학생은 한국인이므로 당연히 일반 학교 입학이 가능하며, 부모의 합법, 불법 체류 여부와 관계없이 교육권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다문화가정 학생의 이해증진의 가장 핵심 요소는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참여이다. 이들은 학교에 커다란 기대를 갖고 있지만 언어 문제, 문화적 차이, 새로운 나라에 잘 정착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 등으로 학교나 교사에게 말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을 학교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문화 이해하기’, ‘문화 갈등 다루기’와 같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워크숍을 열어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초청할 수 있다. 이들이 함께 모이게 되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학부모 네트워크도 형성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부모 네트워크는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연결시켜, 새롭게 도착한 가족을 지원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가족을 돕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학부모가 시간을 내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학교생활에 대한 가정통신문 등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정통신문은 이중 언어(즉, 한국어와 다문화가정의 모국어)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가정 통신문에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내용, 학업 성취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 등을 담으면 된다.
학부모의 참여를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이주민들이 지역에서 모임을 할 때, 학교를 모임 장소로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근로자 모임, 국제결혼이민자 모임 등이 지역단위로 이루어진다면 이들을 위해 방과 후에 교실을 빌려줄 수 있다. 모임이 있을 때 교사가 학부모를 만난다면 유대감이 더 높아질 것이다.
세 번째로 학교 현관 안내문이 다언어로 되어 있거나, 학교 학생들 사진에 다문화 학생들 사진을 함께 게시하는 등의 작은 노력만으로도 다문화가정 학부모와 학생은 학교 환경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다문화적 게시물을 접하는 일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한국어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학습격차도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도우미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문화가정 학생이 교실에 배치될 때부터 이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 학급 학생들에게 다문화가정 학생을 소개할 때, 먼저 이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교사들이 모르는 사이에 무심코 내뱉는 말이나, 단일 민족을 강조하는 정규 교육과정 등으로 수업 중에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교사는 자신의 언어가 문화적 편견을 담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고 다문화가정 학생을 가르칠 때 섬세하게 배려해야 할 것이다.
황 범 주 인천 가좌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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