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북극의 생활상이 바뀌고 있다. 북극곰은 걸어서 물범을 잡아야 하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굶주린 배를 잡고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북극의 사냥꾼 이누이트(에스키모)도 그 동안 이용했던 교통수단인 썰매를 포기하고 어부로 전향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에는 미국 대통령선거 유세가 한참 진행 중인 가운데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를 강타했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세계경제의 심장인 뉴욕증시가 125년 만에 이틀간 휴장하는 등 도시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이와 같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는 기상이변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온난화다. 차량, 산업설비, 화력발전소 등 화석연로를 태워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증가와 농지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지구 평균온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운송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전체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운송부문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철도를 촘촘히 깔아야 한다. 왜냐하면 철도는 승용차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분의1 수준이고, 에너지소비량도 8분의 1에 불과한 환경 친화적인 운송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도와 같은 대형 SOC을 구축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한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재정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착수하기 이전에 우선순위와 적정 투자시기, 재원조달방법 등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기존의 예비타당성조사 표준지침은 눈앞에 나타나는 수익성 분석에 치우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리고 이 같은 예비타당성조사 지침이 각종 철도사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하여 대중교통 특히 철도분야에 환경적 편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예타 표준지침(제5판)을 수정·보완 하였으나, 보완된 지침에 따라 철도사업에 대한 예타결과를 보면 춘천-속초 0.73, 월곶-판교 0.89, 인덕원-수원 0.95 등 대부분이 1.0 이하로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수도권의 50만 이상 인구가 거주하는 거점도시만 연결하는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하루 승용차 통행 38만대 감소, 에너지비용 5천800억원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량 년간 149만t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도에 따르면 KDI에서 실시중인 예비타당성조사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경제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철도를 할 수 있는 구간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각종 이상기후 현상을 예방하고 함께 공존하는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서 전 세계의 교통정책은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저감을 주요 추진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 역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조로 하여 철도중심의 대중교통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에 맞게 예비타당성조사 지침 역시 근시안적인 안목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으로 수정·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 지구가 원하는 빠른 철도사업 추진을 위한 지름길이.
조 치 형 경기도 철도항만국 GTX지원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