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쌍용차사태? 이천서도 ‘먹튀’ 악몽

이천 하이디스 ‘제2 쌍용차 사태’ 오나

대주주 중국ㆍ대만 기업, 기술ㆍ자본유출로 심각한 경영난

대규모 해고 예고에 市ㆍ노조 대책위 구성 구명운동 나서

자본과 기술 ‘먹튀’로 수십여명의 인명까지 앗아가며 사회적 파장을 불어왔던 쌍용차 사태가 이천에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TET-LCD 제조업체인 하이디스테크놀러지(하이디스)가 지난 10년전부터 대주주인 중국과 대만 기업의 노골적인 기술, 자본 유출속에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대량 해고사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17일 이천시와 하이디스 노조 등에 따르면 아마존 킨들 생산업체로 유명한 대만 이잉크(E-ink)사가 실질적 대주주인 하이디스는 지난해 12월 65여명에 대한 대규모 권고사직에 이어 설날 이후 본격적인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휴업중인 회사는 경영난에도 불구, 당초 계획된 일부 생산량을 제외한 별도의 생산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는게 노조측의 자체 파악이다.

이런 가운데 900여명의 사원들은 올해 대만 경영진의 자본철수로 쌍용차 사태와 같은 무더기 해고사태를 우려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노조가 경영상태를 조사한 결과,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현재 1280%로 국내 제조업 평균 부채율 90~120%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유동비율(1년 갚아야 하는 부채대비 1년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의 비율) 또한 지난 2011년 120%에서 지난해 3분기 현재 62%로 배 이상 줄었다.

이에 하이디스 노조와 이천시는 지난 16일 오후 조병돈 이천시장 주재로 긴급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31일 법률 및 노동부 관계자를 비롯 지역 정관계 관련자들이 참여한 토론회를 갖는데 이어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하이디스 구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하이디스 노조 배재형 지회장은 “지금 상황으로 보아 제2의 쌍용차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900여명의 전 직원은 회사를 정상화하는데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이디스 A 실무책임자는 “세간에 떠도는 회사 관련 풍문에 대해 이날 현재까지 대만 최고 경영자의 명확한 말을 듣지 못해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디스’는 지난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 가장 촉망받는 기업이었으나 지난 2002년 이후 중국과 대만의 자본이 인수하면서 기술 및 자본이 마구잡이로 유출, 현재 경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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