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감독인 워쇼스키의 작품 ‘클라우드 아틀라스’입니다. 우리나라 배우인 배두나가 출연하고,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개봉하기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영화는 미국에서 노예제가 성행했던 1849년부터 미래사회인 2321년까지 500여 년의 시공간에 걸친 여섯 개의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내용도 연결이 잘 안 되고, 대사도 유치한 듯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함께 영화를 본 아이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저도 잘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집중해서 보느라 머리가 아팠습니다만 몇 가지 장면은 선명하게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는 미국 노예제도의 야만성과 함께 살아있는 생명체로의 권리가 철저히 부정 당하는 미래세계의 복제인간을 대비시키며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사회구조가 과거에도 존재했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영화 속 이야기로만 넘기기에는 현실하고 너무 닮아 있습니다.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성행할 무렵 자본주의의 종주국이었던 영국에서는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특히 16세 미만의 아동노동이 일반화되어 있어서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받았습니다. 그 결과 당시 영국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은 20세를 넘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최근 방영한 SBS스페셜 ‘최후의 제국’에서는 오늘날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사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어린아이들은 5명 중 1명꼴로 빈곤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5명당 1명은 집이 없어 모텔이나 자동차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영화만큼 암담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영화와 다름없는 일이 현실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속에서 여전히 ‘희망’을 봅니다. 영화에서도 복제인간(배두나)은 처형을 앞두고 ‘이런 일을 왜 했나’라는 심판관의 질문에 ‘실패할 줄 알았지만, 물방울 하나하나가 모여 바다를 이루듯 이런 노력이 모여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좀 더 진지하게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병 학 경기광역자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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