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도 자라서 나라를 지키러 군대 갈 거고, 세금 낼 텐데, 왜 조선의 왕을 못해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중에서 필자가 뽑은 명대사이다.
이 영화는 ‘영광’이라는 어린 배우가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는 이유로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오디션에서 빠질 것을 종용당할 때 극 중 ‘유일한’이라는 뮤지컬감독이 했던 대사이다. 이 대사에서 보듯 한국사회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적은 대한민국, 쓰는 언어는 한국어, 사는 곳도 한국. 이러한 것들이 한국 사람임을 증명해주는데도 불구하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조선의 왕’ 역할을 하지 못하게 어린 꿈을 꺾어 버린 것처럼 이 영화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 또한 다문화 가정의 한 사람으로서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잘할께요. 잘할 수 있어요” 다문화 가정 출신인 지대한군(영광 역)의 대사는 연기가 아닌 그동안의 한국사회에서 겪어왔던 편견과 외면에 대한 서러움을 그대로 보여 줘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현재 지군처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 수는 약 16만8천5백여 명에 달하며, 그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한국은 20세 이하 인구의 20%가 다문화 가정 자녀가 되리라는 결과도 나왔다.
이 아이들은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사회에서의 ‘다문화’라는 편견의 꼬리표로 인해 끊임없이 외면을 당하고 차별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걱정이 앞선다. 한국 사회의 많은 관심과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양한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21세기 글로벌 시대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의 자료를 따르면 국제결혼으로 한국으로 건너온 외국인 국가도 127개국에 다다랐다는 것은 그야말로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국가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다문화 가정을 글로벌(Global)가정이라고 바꾸어 부르고 싶다. 또한 인식개선에 있어 ‘다문화’라는 표현보다 좀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글로벌’이라는 표현으로 쓰이길 바란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가정을 동등한 입장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준다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나는 한국 사람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국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오늘도 한다.
후 홍 염 경기도 다문화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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