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함께하는 나눔

국내 유일의 ‘외국인 마을 특구’로 지정된 안산시 원곡 본동은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 모두가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우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안산 엠마우스 다문화센터’에 가면 수녀님들의 헌신 봉사로 일구어진 다문화 가정들이 있다.

이 곳에서는 다문화 가족들에게 한국어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하여 외국인주민이 국내에 잘 적응하고 우리 사회의 행복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엠마우스 다문화센터는 ‘참 고마운 가게’ 운영을 통해 기부 문화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안산 지역의 자영업자 또는 중소기업, 학원, 병원· 음식점 등 여러 업종의 관계자들과 협약하여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들에게는 생계비를 비롯한 교육비, 집세 등 많은 생활비가 필요하기에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꽃향기는 천리 길을 가고 사람의 덕은 만년동안 훈훈하다’는 말이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을 모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사회적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다문화 가정이 이곳에서 뿌리내리고 터전을 마련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이처럼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차별과 편견의 벽을 깬 따뜻한 사람들의 노력이 세상을 변화 발전시키는 삶의 향기가 아닌가 싶다.

안산 지역은 전국에서 외국인, 다문화 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68개국의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점차 세계인과 함께 살아가는 다민족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현지적응하고 잘 살아가듯이, 우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잘 적응하고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센터를 방문하여 그들과 대화하면서 애로사항을 들어 보기도 하고 차량봉사도 하면서 다문화 가정이 이곳에 잘 정착되고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작으나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많이 가까워졌음을 느끼기도 하였다.

때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오갈 데 없어 고민하는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들의 가장 힘든 부분은 경제적인 문제, 언어문제, 자녀교육문제 등이 있는데, 아이들은 주 5일제로 교육받고 있어, 토요일에는 누가 돌보지 않으면 그냥 방치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이제는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다문화 정책이 탁상공론식으로 추진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와 정서장애 문제, 정체성 혼란까지 겪고 있는 외국인 주민이 자연스럽게 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그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융화되어 불편 없이 생활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정책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다문화 공간을 대표하는 안산이 내국인과 외국인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소중한 이웃이 되어 서로 도우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국경 없는 마을’로 다민족의 독특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다문화 으뜸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해 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윤 화 섭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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