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사회복지 담당공무원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일어났다.
본인이 부천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우리나라 자살률은 하루 평균 42.6명으로 OECD국가 중 1위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복지 정책의 강화도 필요하겠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복지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사회복지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가 낮은 것은 근본적으로 복지라는 개념을 개인봉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는 지자체와 국가가 국민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다.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 복지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더 이상 지자체와 국가가 봉사와 헌신이라는 미명하에 희생과 감내만을 요구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에는 7만명 이상의 사회복지사가 활동 중이며, 대다수는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이용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재활시설 등 사회복지생활시설에서 근무한다.
부천시에서도 민간영역에서 558명의 사회복지사가 활동 중이지만,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169만 3천원으로 공공산업 노동자 평균 임금의 60% 수준이며, 주 평균 근무시간은 50.39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40시간 근무시간에 비해 1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러한 근무여건들은 사회복지사들의 잦은 이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 근무하는 사회복지공무원에 대한 근무환경이나 처우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담당 공무원 수는 2만1천712명으로 인구 1천명당 0.43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국제노동기구 조사결과인 OECD국가들의 인구 1천명당 평균 12.24명의 사회 복지공무원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구 90만의 부천시에는 사회복지 공무원 총 16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복지공무원 1인당 5천400명 이상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다. 이중 최일선 주민자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는 노인과 장애인, 아동 관련 복지대상 가구 수는 1인당 2천974명으로, 현재 적은 인력으로 많은 복지수요자들을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업무과중과 심한 스트레스, 복지대상자로부터의 폭언ㆍ폭력을 당하는 일이 잦아 새로 임용된 복지 공무원 10명중 1명은 사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복지정책 방향이 대상자는 물론 서비스 전달자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 즉, 사회복지 인력의 낮은 보수, 장기간 근무, 과중한 노동 강도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첫째, 복지 수요에 맞는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인력 확충이 정책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인력 확충으로 사회복지 공무원의 1인당 복지담당 가구 수를 적정 수준으로 맞춰줌으로써, 직무량 과다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복지분야 기간제 근로자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우수한 복지 분야 인력을 사전에 확보했다가 적재적소에 배치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으로 인한 휴직자의 업무공백을 최소화해 동료 복지공무원에게 줄 수 있는 스트레스를 낮출 필요가 있다.
셋째, 조직적 차원의 심리ㆍ정서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개인적 차원에서의 적절한 보상조치가 필요하다. 전담공무원에게 적절한 휴식 및 재충전의 계기 마련, 국내외 사회복지관련 연수 참가, 조직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국, 사회복지 종사자의 복지와 행복지수를 높여야만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가 커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국가가 합심해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처우 개선책들이 실천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한 선 재 부천시의회 의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