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승객 가뭄’ 예상깨고 ‘만원鐵 출발’

개통 첫 주말 4만7천명 기록 당초 전망 2만9천여명 초과 환승할인ㆍ시설 여전히 숙제

“용인경전철, 개통하면 꼭 타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28일 오전 11시 용인경전철 기흥역.

승강장에 30여명의 승객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가지고 온 가족에서부터 등산복을 차려입은 행락객까지 모두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열차의 진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전대역 방면에서 승객을 가득 채운 경전철 차량이 들어왔고 사람들은 탑승을 위해 출입문 양 옆으로 늘어서기 시작했다. 차량 양쪽의 문이 열리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은 반대쪽 플랫폼으로 내리고, 대기 중이던 승객들이 차례차례 열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승객을 태운 경전철은 다시 전대역 방면으로 출발, 동백지구의 아파트 숲을 지나 경안천 변을 따라 달렸다.

일부 승객들은 차량 앞쪽에 마련된 유리창에서 차량 앞에 펼쳐진 선로를 보는가 하면,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종착역인 전대·에버랜드역에 도착하자 또 다른 수십명의 승객들이 차량 진입로에 시선을 고정한 채 차량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민 최정희씨(48·여)는 “친구들과 봄나들이 차 나왔다가 우연히 경전철을 이용하게 됐는데 의외로 빠르고 편리했다”며 “그동안 시설이 완공되고도 이용하지 못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개통해 운영 3일차를 맞은 용인경전철은 당초 이용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의외의 이용실적을 보이고 있다.

시는 용인경전철 개통을 기념해 3일간 무료시승을 실시한 가운데 개통 첫날인 26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모두 2만명의 승객이 차량을 이용했으며 본격적인 주말을 맞은 27일에는 총 4만7천명의 승객이 경전철을 탑승했다.

이는 개통 시 일일 이용자 수가 2만9천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 경기개발연구원의 예상을 뒤엎은 수치다.

그러나 분당선 기흥역과 경전철 역사간 환승통로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데다, 환승할인도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이용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영업운행을 시작하는 29일부터 얼마 만큼의 승객이 경전철을 이용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규수 용인시 도시사업소장은 “이제부터는 최대한 많은 시민들이 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대책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용인시의 관광자원을 경전철과 연계하는 정책과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수익 창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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