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는 올해 9월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 사업을 준비 중이다. 자전거와 관련 추억을 소개해보려 한다. 필자의 고향은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에서 화수사거리를 거쳐 거물부락으로 이어지는 외진 끝 마을이다. 우리 마을은 자전거 한 대 없는 마을이다. 높은 산은 없지만 하늘 아래 첫 동네이다. 이 동네는 오로지 생태 수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마을이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의 기억으로 생각된다. 둔하고 겁보인 나는 자전거 배우기를 몇 번 시도했으나 실패하곤 했다. 어느 날 큰집마당에 짐 자전거가 보였다. 순간적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왼발을 페달에 올려놓고 오른발로 밀면서 자전거 배우기를 몇 차례, 넘어져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자전거가 조금 익숙해지자 겁도 없이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우리 집 뒤의 길은 경사가 져 있어 겨울이면 눈썰매를 타는 장소인데 여기에서 타보기로 작정했다. 그리고는 자전거에 올랐는데 아뿔싸 자전거는 몇 미터 가지도 못하고 길옆 도랑에 처박히고 말았다. 무릎은 깨지고 엉망이었다. 다행히 자전거는 멀쩡하여 위기를 모면했다.
부전자전이라고 했던가. 늦둥이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다. 아들이 자전거를 배우겠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뒤에서 넘어지지 않게 잡아 주는데 손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왔다. 아들은 겁이 많아 좀처럼 혼자서 앞으로 가지 못했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집에 가서 마대자루 2개를 가져와 자전거 뒤 짐받이에 사다리꼴 형태로 묶었다. 뒤에서 잡아보니 넘어지지 않게 안전하게 잡혔다. 이렇게 해서 아들에게 뒤에서 아버지가 잡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면서 뒤에서 쫓아다녔다. 한참만에 아들은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손잡이를 놓았다. 더 이상 뒤따라가지 않았다.
자전거는 생태교통을 대표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2013 업은 앞으로 이삼십 년 후 화석연료의 고갈시대를 대비해서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세계지속가능발전 지방도시연합인 이클레이와 유엔헤비타트가 제안해서 세계 최초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그동안 자동차에 내어주었던 도로를 노약자 및 주민들에게 돌려주고자 함이다. 걷고 자전거 타기 편한 생태적 교통수단을 이용하자는 의도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수원시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복원 정비 사업으로 낙후된 성안마을 신풍, 장안동을 역사문화마을로 되살려 내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2013사업은 행궁동의 옛 영화를 다시 찾는 것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충영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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