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월이다. 어느날 호국원 안에서 이런 어르신을 만난적이 있다. 6ㆍ25 전쟁에 4형제가 참전해 1명은 전사(국립서울현충원 안장), 1명은 전상군경(국립대전현충원 안장), 1명은 참전유공자(국립이천호국원 안장), 막내 본인만 생존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국립이천호국원을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어르신은 호국원을 가끔씩 찾아 오늘의 현실을 개탄하면서 “어떻게 지켜낸 자유 민주주의며, 어떻게 일궈낸 대한민국인데….”를 되뇌이며 작금의 현실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 스스로 새로운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이 어르신의 가족사를 듣노라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감은 왜일까?

오는 6월6일 현충일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날이다. 멀게는 일제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있었고, 6ㆍ25 전쟁 때는 자유 민주 수호를 위해 피를 흘린 호국용사들이 있었다.

호국영령ㆍ순국선열의 넋 깊이 새기고

그들이 있었기에 후손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누리며 자손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온 국민이 역사적 장마다 새겨져 있는 호국영령들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국민들의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다.

금년 호국보훈의 달에는 정전 및 UN군 참전 60주년이 되는 해이니만큼, 대한민국 100년간 국권회복ㆍ호국ㆍ민주발전을 이끈 유공자의 공훈을 특별히 선양하게 된다. 특히 호국정신을 함양하여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58회 현충일 추념식, 제63주년 6ㆍ25행사 등 범정부적인 행사로 치룬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행사는 우리가 지난날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이 분들의 공헌과 헌신 위에 우리가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물론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도 안고 있다.

국가보훈은 지난날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예우를 통해 나라를 위한 헌신이 국가발전의 정신적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국가 상징정책 중의 하나다. 고귀한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며 조국수호에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생각하면 그 분들의 뜨거운 애국심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숙연해진다.

평소 잊기 쉬웠던 조국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보훈의 참뜻을 알고 몸소 실천하며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때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토대위에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적 역량이 자연스럽게 결집될 것이다.

정전 및 UN군 참전 60주년이 되는 해의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국가보훈의 참의미를 다시한번 음미해 보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고, 자유는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는 한 달이 되기를 바란다.

국가보훈의 참의미 다시 한번 음미를

또한, 오늘의 장년의 모습으로 발전한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존재 할 수 있도록 지켜내시고, 희생공헌 하신 선열들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서 모든 국민들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보는 기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2013년 또다시 밝아온 6월 하늘에 우리 모두는 60여 년 전 우리의 자유를 함께 지켜내 준 숭고한 그들의 정신과 넋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또 그런 고마움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선열을 추모하고 후손을 사랑하는 넉넉하고 후한 사랑의 마음을 함께 공유해야 할 것이다.

 

윤종오 국립이천호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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