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만한 크기의 종이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메모지를 만들어 쓸 수도 있고, 작은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 장의 종이로 할 수 있는 일마다 각각의 가치를 부여할 때 비교적 큰 가치를 담고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세상을 바꾼 한 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649년 영국왕 찰스 1세는 135명의 재판관 중 67명이 처형에 반대하고 68명이 찬성함에 따라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1923년 아돌프 히틀러는 단 한표 차이로 나치당을 장악하게 되었는데 이 한 표가 세계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편, 미국 메사츄세츠 주지사 선거 당시 현직 주지사였던 에드워드 에버렛이 자신의 선거운동 때문에 투표시간을 놓쳐 투표를 하지 못하고 결국 경쟁자 마커스 몰튼에게 한 표 차이로 패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드라마틱한 소설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한 표의 위력을 말하고자 굳이 예전, 먼 나라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강원도 지역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보궐선거에서 박빙의 두 후보자 중 한 후보자는 상대 후보자보다 단지 한 표를 더 얻게 됨으로써 당선되었고 2002년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는 두 후보자의 득표수가 동수였는데 법 규정에 따라 연장자인 후보자가 당선된 사례도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한 표가 갖는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한 표에 따라 당선자가 바뀌고 이에 따라 정책이 바뀌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 주민 더 나아가 국민의 삶의 질까지도 달라지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 표의 가치를 모든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일까? 1993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뀐 13대 대선 당시 투표율은 89.2%였으나 점차 줄어들어 17대 대선 당시 63.0%까지 하락하였다가 최근 18대 대선에서 75.8%로 반등하였다. 그나마 대선은 투표율이 높은 편이고, 국회의원 선거 등 다른 선거에서는 이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는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지극히 당연한 말이자 헌법 제1조에서도 천명하고 있는 말이다. 투표는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이 소중한 행위! 행사하지 않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다시 서두로 돌아가자. 종이로 만들어진 투표용지 한 장의 가격은 100원이 채 되지 못 하지만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우리가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는 순간 종이에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한 장의 종이에 어마어마한 가치를 불어넣는 일, 대한민국 모든 유권자에게 부여된 소중한 권리인 것이다.
/박인혜 안산시단원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