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환학생에 ‘한국가이드’ 자청, 산청간디학교 표슬기양
군포출신으로 사비를 들여 외국학생들에게 자국의 현실을 생생히 전파하는 학생 외교관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경남 산청간디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표슬기양(18). 한국을 찾은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실생활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표양이 외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표양은 3년 전 중학생 시절 미국과 뉴질랜드 등에서 유학당시 자신을 보호해주던 현지 가디언(guardian)의 정성어린 보살핌을 잊을 수가 없다. 낯선 이국생활에서 가디언의 역할은 단순한 보호의 개념을 넘어 미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멀리 외국에서 온 학생들이기에 어쩌면 그들에겐 평생 한 번 와볼 수 있는 나라인데도 지방도시에서만 지내다 돌아간다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얼만큼이나 이해하고 돌아갈까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표양은 자신이 해외 여행을 갈 때면 아무리 사전조사를 하고 그 나라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도 그곳에 직접 살며 느껴본 사람이 설명해주는 것과 내가 공부한 것만 가지고 보는 건 확연히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유명 관광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이 더 큰 여행의 의미가 있지요.”
올여름에도 군포시를 찾은 미국 교환학생 4명의 수도권 가이드를 자청한 표양은 엄마가 운전기사 역할을 하고 오빠 승용차까지 총동원해 DMZ, 한국 민속촌, 63빌딩, 동대문 시장 등을 견학했다.
표양은 “DMZ 현장에서 외국학생들이 분단의 역사 앞에서 자신을 안타깝게 위로해주는 모습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세계가 하나라는 가슴 뭉클한 정을 느꼈다”며 외교를 통한 우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표양은 “저에게 지난 3년이란 시간은 매우 유익했고 좋은 경험이었다”며 “저의 작은 힘으로 시작된 외교를 통해 한국을 알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더 폭넓은 공부를 해서 한국의 참된 모습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그들이 한곳에 모여 서로 문화를 공유하며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군포=김성훈기자 magsa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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