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자율 갤러리 오픈한 계원예술대 이용하 교수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동료들이 겪는 고엽제 증상을 사진으로 알리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도록 염원하는 의미에서 뒤늦게 사진학을 공부하게 됐고 자율 갤러리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28일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449의 6에 자율 포토갤러리 A-one을 개관한 이용하 관장(63ㆍ계원예술대 평생교육원 수신재 예술사진과 교수).
이 관장은 Anyang(안양)의 첫 번째 자율 갤러리라는 뜻에서 A-one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주부들로만 구성된 20여 명의 회원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이 관장은 작품전시회에 드는 상당한 비용을 지원해 작품을 전시하도록 도와 자율 갤러리의 개관 첫 작품전시회로 재개발로 철거하게 된 덕천마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김야원 작가의 ‘덕천마을 이야기’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결정, 36점의 작품을 다음 달 8일까지 전시한다.
여느 청년처럼 직장을 다니던 이 관장은 지난 1972년 초 베트남전쟁에 참전, 1년여 동안을 베트남에서 보냈다.
전쟁터에 나간 아들 걱정에 주름살이 늘어가는 어머니에게 불효하고 참전 동료의 고엽제 증상을 사진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50대 중반이던 2007년 계원예술대 사진학과에 뒤늦게 입학해 2009년에 졸업했다.
같은 해 일본 규슈산업대학교 예술대학원 사진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해부터 계원예술대 평생교육원 수신재에서 예술사진 강의를 하며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를 돌며 고엽제로 인해 뱃속에서 몸이 붙어 있는 쌍둥이로 자라 수술이 되지 않아 결국 사망한 뒤 포르말린으로 처리된 태아와, 태어났지만 팔ㆍ다리가 없거나 지능이 뒤떨어져 시설에 수용된 베트남 참전자 3세대들의 비참함을 렌즈에 담았다.
이 교수는 100여 점의 작품을 지난해 7월 일본 니콘 갤러리에서 전시해 베트남 전쟁의 처참함을 일깨워주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연평해전 작품을 서울 마포구청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베트남 전쟁으로 고엽제를 앓는 전우들의 아픔을 잊히지 않게 하고 전쟁의 아픔을 4세대로는 넘어가지 않고 3세대에서 마침표를 찍게 하도록 막고자 오는 연말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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