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이 '오빤 MB스타일' 동영상을 게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파트장을 지낸 국정원 직원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동영상 '오빤 MB스타일'을 '오늘의 유머(오유)' 게시판에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지난달 30일 법정 진술했다.
이 직원은 지난해 8월부터 심리전단 파트장으로 일했으며 '오피스텔 감금 사건' 여직원의 직속 상관으로 사이버 활동 실무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에서 이모 전 파트장은 "작년 8월 28일, 오유에 올라온 대통령 비판 글을 반박하기 위해 '오빤 MB스타일' 동영상을 게시하라는 지시를 (상부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오빤 MB스타일' 동영상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것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성과를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씨는 "위에서 시키니까 기계적으로 (동영상을) 게시했다. 다만 대북 심리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북 세력은 북한의 선전·선동과 유언비어에 맞장구치며 대한민국을 계속 흔드는 세력"이라며 "동영상도 넓은 의미의 종북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일부 국민은 자신이 종북 세력인지도 모른 채 골수화된다"며 "이들이 나중에 북한과 연계 없는 자생적인 종북 세력이 되면 축출하기 어려워져 걱정이다"라고 부연했다.
또 검찰은 이씨가 작년 9월 19일 안철수·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 등 야당 정치인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작성한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씨는 "개인적인 소회를 간단히 쓴 것이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이슈 및 논지는 없었다"며 조직적 정치 관여 의혹을 반박했다.
이씨는 오히려 "대선을 앞두고 정치 관여나 선거 개입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수차례 지시를 받았다"며 원세훈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심리전단 외부 조력자로 알려진 이모씨도 증인으로 나와 "2011년 연말부터 상당 기간 일간베스트 글을 '다음 아고라'에 옮기는 등 하루 50개씩 글을 썼다"고 말했다.
이씨는 건강이 나빠 취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대학 동기인 심리전단 파트장 이씨를 만나 사이버 활동을 돕기로 하고 월평균 3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7일 열린다. 다른 국정원 직원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오빤 MB스타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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