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들이 주민 친화적으로 배치되어 쉽게 찾아가고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살기 좋은 곳일 터이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환경 여건이 좋고 모든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서 계속 머물러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살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는 일은 여러 분야에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소통과 돌봄, 형평성을 핵심가치로 삼는 여성친화도시로 정착시켜 가는 일도 모든 주민의 삶을 평등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여성친화도시는 도시기반시설, 공공이용시설, 주거단지 등의 제반 정책을 성인지적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여성정책의 내용을 심화시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의 질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만들고 도로와 시설 및 건축물에 있어서도 지역주민의 사용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간다는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비전은 정주공간으로서 마을과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 주민의 생각과 힘을 모아 마을과 지역사회를 구성해가고 행정, 의회, 공공기관, 전문가가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편리함이나 여성에 대한 후원정책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보편적인 평등을 추구하는 정책이다.
지난해 1월 여성가족부와 여성친화도시 협약을 맺은 인천시 부평구는 지난 9월30일 구청회의실에서 성평등정책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50명의 주민 평가단이 모여앉아 성평등정책 10개 분야별 추진 현황에 대하여 청취한 후 6개조로 나누어 분야별로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고 10개 분야 중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순서를 가졌다. 한 팀이 되어 만난 평가단은 부평구의 성평등정책이나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개선할 점에 대하여 진지하고 솔직한 의견들을 주고받았고 각조에서 취합된 의견들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여성의 사회참여”,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공간”, “여성건강증진”, “여성의 구정참여확대” 등 10개 성평등정책 추진분야 중 주민평가단은 투표를 통해 ‘일가족 양립기반 구축’과 ‘계층 간 차별없는 평등생활 보장’을 우선순위 12위로 꼽았다. 그만큼 여성의 일자리 여건과 보육문제 해결 등은 피할 수 없는 핵심 의제이고, 노인이나 장애인, 저소득계층, 한부모, 다문화가족 등에 대한 평등생활 보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정책적 배려가 요청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바쁜 주민들의 일상은 동네사람, 이웃이라는 말을 잃게 했고 더 심하게는 골목길에서 만나는 이웃을 경계하고 치한 취급을 하게 되었다. 마음 놓고 편안히 살고 싶은 욕구가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그런 평화로움에서 너무 멀리 와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토론회의 정책제언에서 도시의 골목을 만남이 이루어지는 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많은 참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운 골목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아이를 같이 돌보고 평상에 나물을 말리고 그것을 나누어 먹는 동네 만들기, 노인과 장애인이 햇살을 즐길 수 있는 동네 골목 광장 만들기는 함께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살이의 향기가 있는 동네를 만들 것이다.
구도심 부평이 더 나아가 모든 지자체가 여성, 가족이 머물고 싶은 따뜻한 동네로 도시경쟁력을 갖고 인간친화적·자연친화적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
김자영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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