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국토와 도시의 대외경쟁력 강화 및 국격 향상을 목표로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은 우리의 국토가 아름답고 쾌적하며 친환경적이고 친인간적인, 그리고 효율성과 지역성을 갖춘 창조적 공간으로 재탄생 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이 자리에는 미국과 중국의 도시계획 전문가를 초청하여 국토·도시 디자인의 세계적인 추세와 전망을 논의하는 정책포럼과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에서 시행한 사업 가운데 우수한 디자인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기념식 등이 마련되었다.
이날 대통령상을 수상한 충청북도 충주시의 ‘달천역 문화디자인’은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공간 조성사업으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용인시의 하수처리시설 부지에 건축된 복합 문화시설인 ‘용인 아르피아’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은 주민 기피시설로서 도심지 외곽에 설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은 주민들과의 원만한 갈등 조정을 통하여 도심에 조성되었다. 그리고 주민의 휴식장소로서 공원과 운동시설 및 편익시설을 조성하여 혐오시설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공공공간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이어진 ‘도시 공공공간의 디자인 전략’에 대한 포럼에서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제롤드 케이든 교수가 뉴욕시의 공공공간 이용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며 도시 내 공개공지의 효율적 관리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뉴욕시의 공개공지는 약 503개의 이르며 조닝 인센티브는 약 2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 중 약 16%만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좋은 공간일 뿐, 대부분의 공개공지가 건축주의 사유공간으로 점유되고 있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뉴욕시에서는 관련법을 개정하여 1975년 공개공지에 대한 심의기준과 관리규정을 만들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공개공지의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는 시민을 위한 공공공간이라는 표지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였고, 둘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의자를 설치하거나 예술공간과 조경시설을 마련하여 시민의 편익을 도모하였으며, 셋째, 모든 공개공지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넷째, 공공공간의 활용실태를 기록하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등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했다.
케이든 교수는 서울시 중심의 어느 기업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고 기부채납한 공개공지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공공공간이 사적으로 점유되고 있는 사례를 설명했다. 건축물의 전면에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바람직한 공공공간이 조성되어 있었지만 후면의 공개공지는 기업의 사유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미국의 경우와 같이 공공공간의 이용에 대한 명확한 원칙설정과 유지·관리에 대한 규정 마련 등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외국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듯이 우리도 공공공간의 공익성 확보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할 필요가 있고, 지속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을 통해 매력과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우종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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