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아시아경기대회와 인천

1954년 제2회 마닐라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출신 최충식은 육상 1만m에서 우리나라 아시아경기대회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쟁의 상흔으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던 국민들에게 가슴 벅찬 희망을 안겨줬다.

1958년 제3회 동경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출신 이홍복은 사이클 도로경기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당시 그의 금빛페달은 식민의 뼈저린 아픔과 한이 응어리져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민족의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출신 백옥자는 육상 투포환 종목에서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그는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아시아의 마녀’로 이름을 날렸다.

마닐라대회 첫 출전 후 60년

그렇다. 이러한 몇 가지 사실은 인천체육인들이 우리나라 아시아경기대회 역사의 신기원을 열어왔으며, 우리나라 체육발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명백히 증거하고 있다. 더욱이 이는 인천사람이면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인천의 역사이며, 긍지를 가져도 될 만한 자랑거리임에 틀림없다.

인천시가 사활을 걸고 준비하고 있는 2014아시아경기대회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내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출전했던 1954년 제2회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경기대회이후 60년 만에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인천출신 최충식이 우리나라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딴 지도 60주년이 된다.

이제는 후배체육인들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나설 차례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2014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의 선배체육인들이 써내려 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하고 빛내야 한다. 그 시작점은 후배체육인 모두가 전쟁과 가난, 상상할 수 없는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투혼과 열정을 불태웠던 선배체육인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가슴 깊이 되새기는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연고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 끝난 제94회 전국체전에서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활약을 펼쳐줄 기대주들이 대거 배출됐다.

고교 1년생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뽐내며 양궁 5관왕을 차지했던 신궁 이우석,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육상 800m, 1천500m, 3천m 3관왕을 차지했던 임춘애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연아, 육상 100m와 200m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우리나라 단거리 제왕의 명성을 재확인한 여호수아, 1년여의 공백을 깨고 4관왕에 오르며 전국체전 MVP에 선정된 한국수영의 간판 박태환, 유도 헤비급과 무제한급을 동시에 석권하는 괴력을 떨친 주영서 등이 대표적인 재목으로 꼽힌다.

이제 후배 체육인들이 주인공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이들 기대주들이 2014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과 인천체육의 명예를 빛내고 대한민국 체육사를 다시 쓸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힘을 보태줘야 한다. 인천시, 시체육회, 시교육청 등 유관기관은 긴밀히 협력해서 인천의 기대주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지역기업들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의 교훈을 되살려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후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언론도 이들 기대주들이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자기정진에 힘쓸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지면과 시간을 적극 할애해 줘야 한다.

이규생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