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갈등과 이념의 대결

요즘처럼 이념의 대립이 심각한 때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로서 행동하고 말하며 살아간다. 생각과 사상의 자유는 그 어느 누구도 막거나 관여할 수가 없다. 어떠한 문제에 봉착하거나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그를 해결하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다. 대처 방안은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저마다 다를 수가 있다. 그러면서 서로가 대화와 양보로서 문제 해결을 하게 된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정신병은 이념병이다. 이념은 곧 사상이요, 종교요, 철학이다. 전 세계는 자신의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노력하면서, 굳어져 내려오는 사상이나 저마다의 다른 신앙과 풍속과 습관이 있다. 그 실례가 바로 종교적 신앙과 정당의 이념을 열거할 수 있다. 사람마다 신앙과 이념이 서로 달라서 생각과 문제의 해법도 다르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개인 간에는 싸움으로 번지고, 여야 간에는 대립과 투쟁이요 국가 간에는 전쟁이다. 이와 같은 내용들의 이념은 마침내 갈등으로 표출이 되면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갈등이 국가의 정체성이나 정당간의 이념이다. 요즘 우리는 남북 간의 서로 다른 이념으로 서로가 비방과 험담을 하고, 한일 국가 간에는 신경전의 말장난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정당 간에는 이념의 노선이 달라 정당해체를 요구하고 있으니 참으로 이념이란 고치기 힘든 무서운 난치병이라 생각된다.

작금의 우리 사회는 정치집단 간의 서로 다른 목소리로 여야 간의 갈등, 남북 간의 갈등, 노사간·빈부간·세대간·지역간·계층간의 사회적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서로가 상대의 험담과 비방이요, 심지어는 욕설과 막말이다. 욕설과 비방을 하면 듣는 사람과 하는 사람 어느 누구의 인격과 품격이 더 올라가고 예우를 받으며, 천대는 누가 받을까? 거짓말을 하는 경우 말하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편하고 괴로울까?

요즘 국회에서는 정당의 정체성을 문제 삼아 정당해산과 의원직 박탈을 거론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남북간의 갈등에서 출발한 이념병이 아닌가? 풍요롭고 살기 좋은 남한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인격과 신분의 대우를 받으며, 교육과 의료, 문화와 복지의 각종 혜택을 누리면서, 자신의 사상은 북한을 옹호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북한에는 이러한 이념병의 환자들을 잘 고치는 명약과 명의가 많다고 하던데! 보내주면 안될까?

또한 여야간에 정치적 설전을 벌이고 있는 대화의 내용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국민들은 모두가 자신의 입지와 합리화를 위해서 거짓주장을 하고 있는 것을 뻔히 보고 듣고 판단을 하고 있는데 반해, 왜 정치인들은 그렇게 구구한 변명으로 거짓을 말하고 있는가? 직접의 표현은 아니라도 아래 위의 설명에서 한 말과 내용상의 문맥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본질을 벗어난 말꼬리를 물어 뜯는 설전만을 벌이고 있으니 국민들은 피곤하고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어느 정치인은 그래야만 다음에 또 공천을 준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러한 모든 것이 갈등과 이념의 대결이 아닌가! 정치인들은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얘기하고 국가나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안겨주는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와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아울러 개인의 인지도와 정당의 지지도가 오르내리는 현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자신들은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 상정된 법안 처리의 건수는 연간 10%밖에 안 되고 있다니 이는 분명한 직무유기가 아닌가? 국회선진화 법은 당리당략에 이용하면서 식물국회로 만들고, 청문회에서는 자신들의 공약도 안 지키면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니,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가슴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세재 전 청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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