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물 詩ㆍ85 -계절의 물-겨울

이제 좀 쉬어야겠다, 그러나

영원히 잠자는 것은 아니다

대지가 얼어붙어 다른 계절만큼

나를 필요로 하지 않나보다

설한풍 휘몰아치는

어느 작은 마을에는

동심의 썰매가 흥겨운데

지난 여름 땀의 댓가로 저장한 풍년

엷어진 햇살 온몸으로 받으며

한 해의 苦樂을 담론한다

나를 기다리는 어느 곳

생명수 한 모금 뿌려주고

동면으로 다시 내년 봄 기약하지만

눈발 하루 종일 날리고

김 모락모락 올라오는 샘물에서

춥다, 덜덜덜 떨면서도

浮上하는 겨울 이미지

헐벗은 나목의 간절한 기원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다만, 기다림이 차갑게 쉬어갈 뿐.

 

 

경남 합천 출생.

<심상> 으로 등단.

시집 <물의 언어학> 외, 시론집

<감응과 반응> 외, 산문집 <지>

성이냐 감천이냐> 외, 시창작

교재 <김송배 시창작 교실> 외

다수.

제6회 윤동주 문학상ㆍ제27회

조연현문학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목월문학포럼 중앙위원.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겸 평

생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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