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경비 싹둑 ‘김포=교육도시’ 공염불

재정난에 어려움을 겪는 김포시가 내년도 예산을 수립하면서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비 등 해마다 지원해 오던 교육경비를 대폭 삭감, 교육과정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10일 시와 김포교육지원청 등 김포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시와 시의회, 교육청 인사 등으로 구성된 교육경비심의위원회가 지난 10월 심의에서 내년도 교육경비 지원사업으로 결정한 19건 133억2천970만원 중 절반에도 못미치는 6건 60억5천850만원 밖에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이는 올해 교육경비 지원율 2.3%의 절반도 안되는 1.5% 수준이다. 게다가 위원회에 올라온 전체 교육경비 지원 요청사업 중 30건 45억7천만원은 이미 위원회에서 부결된 상태여서 김포지역 교육환경 악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매년 시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던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비 10억원이 내년엔 한 푼도 지원되지 못해 내년부터 일선 초·중·고교 영어 원어민 교육일정이 일부 학교에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김포시가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를 지원하는 학교는 학운초, 풍무중, 김포고 등 모두 23개 초·중·고교다.

이중 학운초, 고촌초, 양곡중, 신양중, 금파중 등 5개 학교는 내년 2월에, 가현초, 고촌중은 3월, 풍무중은 4월에 각각 계약기간이 종료되며 나머지 15개 학교는 내년 8, 9, 10월 등 하반기에 계약이 만료된다.

김포시

지원사업 19건중 6건만 예산 “나머지 추경 편성위해 노력”

교육계

학교 노후시설 개선 물거품 영어 원어민 교육도 올스톱

이에 따라 당장 2, 3, 4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8개 학교는 원어민 교육일정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

유영록 시장의 최대 공약사업 중 하나인 무상급식도 상반기 예산 54억원만 편성, 하반기 무상급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시설 노후로 화장실과 냉·난방기 등 시설개선이 시급한 김포초, 장기중, 사우고 등 9개 학교의 시설개선 사업도 백지화됐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시는 특정사업을 내년에 안할 수도 있지만 교육은 교육과정에 따라 타 학교와 똑같이 계속돼야 하는 특성이 있음에도 내년에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무지”라며 “시의 사업을 취소하는 일이 있더라도 영어 원어민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무상급식은 내년 1회 추경 때 하반기 예산을 반드시 확보키로 했으며 원어민 보조교사 예산도 추경에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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